[사진=연합뉴스, 그래픽=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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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디지털 보험사가 ‘만년 적자’ 오명을 벗기 위해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수년간 유지해온 소액·단기보험 위주의 판매 전략이 수익 창출의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이달 초 운전자보험을 출시한다.

지난 2022년 10월 출범 이후 ‘해외여행자보험’ ‘휴대폰보험’ 등 소액·단기보험 위주로 고객 접점을 넓혀 온 이 회사의 첫 장기보장성보험 도전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장기보험 계리결산 백엔드 엔지니어를 정직원으로 모집하기도 했다.

신한EZ손해보험 역시 올해 전략으로 장기보험 확대에 방점을 찍고 운전자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보험 계약관리와 언더라이팅(UW) 기획운영 담장자를 채용하는 등 인력도 확충했다.

양사가 첫 장기보험으로 선택한 운전자보험은 장기보험 중에서도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상품으로 통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자보험과 달리 고객센터, 긴급출동서비스 등 초기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신규 사업 확장이 용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두 손보사보다 먼저 장기보험 시장을 노크해온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어린이보험’ ‘개인맞춤형 건강보험’ 등 판매에 집중한 결과 지난 1월 실적 마감 기준으로 장기 보장성 보험 상품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약 27% 급증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통풍,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일상의 질환을 집중 보장하는 ‘라플365미니보험’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이 회사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한편, 개인 맞춤 보험진단 서비스 강화를 통해 장기보험 시장 우위를 가져온다는 전략이다.

보험업계는 디지털 보험사의 장기보험 확대 전략 배경으로 ‘수익성’을 지목한다.

1만원 안팎의 비교적 저렴한 소액·단기보험보다 거둬 들이는 보험료가 많고, 보험 기간인 최소 2년간 안정적인 운용 자산이 될 수 있어서다.

보험사의 성장 가능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관리에 있어서도 장기보험 판매는 유리한 전략이다.

다만 비대면 영업의 한계는 존재한다.

디지털 보험사, 이른바 ‘통신판매 전문 보험사’로 허가 받고 사업을 진행할 경우에는 보험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인터넷 등 통신판매로 진행해야 한다.

약관, 설계가 복잡한 장기보험을 판매하기에는 취약한 구조인 셈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판매 방식에서 한계가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긴 시각으로 봤을 때 장기보험 확대 전략이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유리하며, 대부분의 디지털 보험사가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 보험사 상당수는 수년간 만성 적자에 시달려 왔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220억원 순손실을 기록, 2013년 출범 이후 10년 동안 매년 적자를 지속했다.

캐롯손보 역시 2019년 사업 개시 이후 지난해까지 흑자 전환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출범한 신한EZ손보와 카카오페이손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손실액만 각각 78억원, 252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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