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본사. [사진=이뉴스투데이DB]
SK가스 본사.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김덕형 기자] 액화석유가스(LPG) 가스업계가 지난해 당기순이익 증가와 폭발적인 회사채 인기에 힘입어 4개월 연속 LPG 가격 인상도 재무구조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양사가 그간 국내 LPG 공급가격 동결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해 온 것에 대해 엄살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최근 회사채를 총 3년물로 1000억원 모집에 나선 가운데 69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SK가스는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 금리) 기준 ±30bp로 금리를 제시해 -1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LPG 시장에서의 견조한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점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LPG 시장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E1도 앞서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E1은 지난달 말 진행한 1200억원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400억원인 2년물에 4150억원, 모집금액 800억원인 3년물에 8610억원 등 총 1조2760억원 규모의 투자수요가 있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LPG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용 판매 확대 등을 통해 매출 기반을 보완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준의 세전이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SK가스와 E1 양사는 동시에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증가를 기록했다.

◇국내 LPG가격 동결에도 재무구조 ‘견조’

SK가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2.2% 감소한 3037억원으로 집계됐고 같은 기간 매출은 13.3% 감소한 7조원을 보였지만 순이익은 22.2% 증가한 31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LNG 가격이 하락한 것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며 4분기 영업손실은 28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지만 산업계 중심으로 LNG 대체용 액화석유가스(LPG) 수요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일부 방어했다.

E1도 지난해 매출액은 7조8277억원으로 전년도 7조9908억원에 비해 1630억원 줄면서 2%의 감소, 영업이익은 931억원으로 전년 2787억원 대비 1855억원 줄어 66.6%의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E1이 거둬들인 순이익은 2158억원으로 전년 1414억원에 비해 743억원 늘어 52.6%의 증가를 기록했다.

외환 채권과 국채 등 파생 상품에 대한 투자 이익이 커지면서 당기순이익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모두 이렇게 지난해 순이익을 기록하고 회사채 공모마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에 성공적인 자금 모집이 이뤄지자 올해 배당금도 큰 폭으로 늘어난 모양새다.

SK가스는 최근 보통주 1주당 60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538억5028만원으로 시가배당률은 3.9%다. 기지급된 주당 2000원의 중간배당까지 더하면 연간 배당금은 주당 8000원에 달한다.

이번에 결정한 배당금은 지난 2020년 4000원에서 3년 만에 2배나 확대된 수치다.

E1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21년 현금배당 2200원에서 2022년 3600원, 2023년 5150원으로 상승추세다. 지난해 배당금은 전년대비 43.1% 급등한 수치다. 다만 시가배당률은 2021년 4.5%에서 2022년 7.6%로 크게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7.6%로 0.9%p 소폭 하락했다.

아울러 E1은 최근 2년 연속 최고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결정했다. 연봉의 약 60%를 2023년 성과급으로 정했다. 기본급 기준으로 환산하면 1500% 수준이다. 이에 따라 2년 연속으로 기본급의 1500%에 준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게 됐다.

지난해에도 E1은 에너지업계에서 기본급 대비 성과급 지급 폭이 가장 높았기에 최근 업계 전반의 불황으로 어려움에 빠진 정유업계와 비교해 높은 성과급 지급이 눈에 띄고 있다.

[사진=E1]
[사진=E1]

◇가격동결로 막대한 손해 주장은 ‘엄살?’

이와 같은 양사의 행보가 최근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국내 LPG 공급가격을 동결했고, 총선을 앞두고 3월 가격도 동결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SK가스와 E1가 매월 초 발표 때마다 “손실을 보면서도 서민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격 동결 결정을 내렸다”는 그동안의 입장 표명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3월 국내 LPG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LPG가격이 프로판은 톤당 10달러 오른 620달러, 부탄도 10달러 오른 640달러로 각각 결정돼 kg당 15~20원 안팎 인상 요인을 안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환율은 29일 현재 전일대비 2.70원 떨어진 1333.30원에 거래되며 여전히 1300원대를 견고히 지키며 고환율 시대가 유지되고 있다.

SK가스와 E1 양사는 이러한 요건들을 감안해 3월 가격도 소폭이나마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역대급 배당과 성과급 지급이 이뤄지고 있는 현재, 이러한 주장을 하는 LPG ‘빅2’를 향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LPG 업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눈치보기 차원에서라도 3월에도 가격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들은 하락한 매출이나 영업이익보다 높은 배당금 지급이나 성과급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비록 사기업이지만 양사가 이전보다 더 사회적 책임을 행동으로 보여주게 되면 긍정적 효과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LPG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LPG 공급이 회사 전체 매출 비중에서 그리 높은 편이 아닌 점이 지금과 같은 국내가격 동결에도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며 “파생상품의 평가이익과 트레이닝을 통한 수익 창출‧혼소발전 등 산업체 판매 영업으로 인한 매출 증가 등이 맞물려 이룩한 성과”라고 전했다.

또 그는 “여전히 고환율과 떨어지지 않는 물가로 인한 운송비 상승 등으로 국내 LPG 공급가격 동결은 회사로서는 부담이 크다. 현재 지속적으로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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