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대구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 대구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야심차게 리뉴얼 오픈한 더현대 대구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산세계백화점 대구점과 차이가 오히려 더 벌어졌다.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 지역에서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매출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2017년 매출 6000억원대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현대백화점 대구점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2022년 신세계 1조 4391억원, 현대 5955억원으로 배 이상 차이날 정도로 벌어졌다.

대구 지역엔 원래 2011년부터 지역 유통업계 1위로 현대백화점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2016년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선 뒤 상황이 바뀌었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반면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정체를 거듭했다.

업계에선 명품과 규모에서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선 신세계가 승리한 것으로 분석한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2016년 오픈 당시 매장 규모로만 전 세계 2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초반부터 지역 소비자들에게 ‘대형 백화점’ 인식을 심어준 것이 ‘지역 명소’까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분석이다.

고급화 전략도 공격적이었다. 당시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를 모두 유치했었으나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2020년부터 현대백화점 대구점으로부터 에르메스와 샤넬 매장을 유치해오는 데 성공했다. 

까르띠에마저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넘어감으로써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백화점 매출 핵심인 명품 전쟁에서마저 패배했다. 그러는 사이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2020년 대비 연매출이 51.3%나 증가하며 2021년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22년 12월 현대백화점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리뉴얼해 오픈했다. 기존 현대백화점 색채를 지우고 서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더현대 서울의 성공방식을 따라 반등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새 브랜딩 ‘더현대’를 사용한 전국 두 번째 매장이다. 그만큼 공을 들인다는 증거다.

더현대 대구는 지하1, 2층에 MZ전문관을 개편해 선보였다.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이색 콘텐츠를 적극 선보여 젊은 소비자 발길을 이끌었다.

지속적인 트렌드 변화를 적용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도 공격적으로 도입했다. 더현대 대구 리뉴얼 오픈 이후 선보인 팝업스토어가 350회 이상이다. 빠른 변화는 MZ 고객이 자주 들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백화점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이런 노력에 더현대 대구는 리뉴얼 이후 1년 만에 고객 수 24%가량이 증가해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2030 젊은 세대 고객이 20대 80%, 30대 67%가량 증가해 더현대 서울처럼 MZ세대를 집중 공략한 ‘더현대’ 성공 전략이 통하는 모양새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2030 고객의 매출 비중은 36%에 달한다.

그러나 고급화 전략이 자리잡지 않는 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과의 격차를 좁히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더현대’ 브랜드의 성공전략인 MZ 고객 잡기에는 효과가 있는 듯 하지만 명품 매출에 기대는 백화점 특성상 고급화 전략에도 힘을 써야 한다. 최근 유치한 셀린느 정도로는 한계가 있다”며 “또 지역이라는 특성상 서울과는 달리 MZ세대 명소만으로 매출 역전을 이뤄내긴 어렵다. 지역 MZ 고객을 통해 부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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