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안개 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안경선 기자]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안개 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안경선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강남구 대장주 재건축 사업지 중 하나인 ‘개포주공5단지’에 시공사 선정 전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주요 건설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으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을 덮친 공사비 리스크를 피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낙관하기 어려워 향후 시공사 선정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시공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 10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마감은 오는 4월 5일로 예정된 가운데 조합이 오는 27일까지 입찰참여확약서를 받을 예정이어서 사전에 입찰참여사를 파악한다.

입찰참여확약서를 2개사 이상 제출하면 입찰 일정까지 진행하게 되고, 1개사만 제출할 경우 조합이 입찰 재공고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개포주공5단지는 6개동 94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35층, 14개동, 1279가구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개포주공5단지는 재건축 추진 전부터 수인분당선의 개포동역 초역세권으로 꼽히며 해당지역의 대표적인 노른자 땅으로 취급됐다. 특히 지난 2020년 12월 조합 설립을 기점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으며, 실제 입찰에 나설 것으로 여겨지는 주요 건설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개포주공5단지 역시 공사비 리스크를 피해 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당초 조합은 3.3㎡당 840만원으로 공사비를 제시했다. 이는 총 6970억원 규모로, 다른 주요 정비사업지에 책정된 공사비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최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터라 추가적인 인상 요구가 예상된다.

실제 수도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 정비사업지에서는 공사비 오름 현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지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153.26(잠정치·2015년 100 기준)으로, 2020년 121.80에 대비 25.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가격변동을 나타낸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아파트 단지. [사진=안경선 기자]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아파트 단지. [사진=안경선 기자]

앞서 서초구 신반포27차(156가구)는 907만원에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사업도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 측에 3.3㎡당 공사비를 548만원에서 829만원으로 281만원 가량 증액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책정 당시인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원자재 가격 등의 물가 변동폭이 워낙 큰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서초구 신반포22차의 공사비를 평당 1300만원대로 인상해줄 것을 조합 측에 요구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요 대장주 사업지더라도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여파를 피하긴 어렵다”며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는데, 현재 시장가 기준으로 공사비를 맞추게 된다면 염가를 넘어선 손해를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개포동 관내 부동산들의 급격한 가격 하락도 고민거리다.

최근 개포동 부동산들은 주택시장 호황기 당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디에이치 아너힐즈’ 전용 59㎡는 이전 최고가 23억3000만원 대비 2억3800만원이 하락했으며, 2020년 9월 준공한 ‘개포래미안 포레스트’도 59㎡형의 거래가가 작년 1월 20억3000만원에서 올해 18억7000만원으로 3개월 만에 1억6000만원 가량 빠졌다.

특히 올해 준공 1년차를 맞은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59㎡이 지난달 21억6000만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보다 3300만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개포주공5단지의 재건축 추진 이후에도 지역 전반의 하락세로 인해 기준 이상의 상승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개포주공5단지는 개포동 일대에 얼마 남지 않은 재건축 사업이라는 점과 수익성이 확실한 입지 등의 강점으로 건설사 간의 치열한 경쟁을 예상하는 의견도 많다.

무엇보다 주요 사업 수주에 영향을 미치는 강남권 수주라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에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갈등이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미분양 걱정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향후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 중 하나다.

현재 입찰 물망에 오르고 있는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이 대표적이다. 그 외 건설사들도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합 측은 올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해 하반기 조합원 분양신청과 관리처분인가를 끝낼 계획이다. 이어 내년 초 이주와 철거를 진행한다.

이와 관련,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갈등으로 여러 정비사업지에서 문제가 속출하고 있긴 하지만, 개포주공5단지의 경우 얼마 남지 않은 강남권 대어 중 하나이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눈독 들일만 하다”며 “다만 향후 원자재 가격의 변동에 따라 공사비 추이는 바뀔 수 있어 진행 상황을 지켜보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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