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제1회 한국 풍력의 날’ 심포지엄.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제1회 한국 풍력의 날’ 심포지엄.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이뉴스투데이 김덕형 기자] 대한민국이 글로벌 풍력산업의 중심 국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제1회 한국 풍력의 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풍력산업협회가 주관해 한국에너지공단과 발전공기업 등 협회 회원사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탄소중립 시대에 국내 풍력산업은 지난 2022년 풍력 경쟁입찰시장을 최초로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에 발맞춰 풍력산업협회는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이 설치된 2월 27일을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풍력의 날로 지정하고 첫 번째 기념행사를 열었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축사를 통해 “에너지 정책의 두 축은 탄소중립 무탄소 전환과 에너지 안보다. 재생에너지가 이 둘을 모두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태양광발전 중심으로 보급이 이뤄졌지만 태양광은 주민 수용성과 비용 등 문제로 입지 발굴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풍력발전은 우리나라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굉장히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풍력자원 추진을 위해 10개 이상의 관계 부처가 관련돼 인허가도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부는 산업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인허가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소통창구 역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풍력 생태계가 마련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풍력발전 기초는 산업·기술의 표준화

이날 행사는 제1회 한국 풍력의 날을 기념하는 자리와 함께 풍력발전에 대한 전문가들의 강연과 한국 풍력시장을 위한 금융 활성화 정책 제언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최정식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 과장은 ‘국내 풍력발전 표준화 전략’이란 주제로 강연에 나서 “탄소중립과 초격차 재생에너지 전략을 위해 풍력발전표준화를 지난 1년간 준비해왔다”며 “국내 풍력발전 설치량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56% 급격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성장하는 산업인 K풍력 확대로 한국을 글로벌 청정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산업과 기술 분야의 표준 확립과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산업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국내의 우수한 철강산업을 바탕으로 한 초대형 풍력발전 핵심부품에 대한 규격과 성능·시험방법 등 표준화와 대규모 보급 활성화를 위한 인증 체계 개선과 미래 환경을 위한 재활용·그린수소 생산기술 표준화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련산업 발전을 위한 기초로서 표준 규정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 풍력시장 역사와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최덕환 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산업계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국내 풍력산업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난 1975년 2월 처음 제주풍력발전연구를 지시하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에너지 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자체 에너지인 풍력발전이 갖는 시사점에 대해 “현재 우리 상황은 (석유가 아닌) 대체에너지 개발을 주장했던 1970~1980년대 국내 상황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대체에너지 산업이 바로 재생에너지다”며 신재생에너지로서의 풍력발전의 중요성을 제언했다.

이번 강연은 현재 걸음마 단계인 국내 풍력발전에 가장 필요한 기초는 산업 표준화라는 점을 환기시키고, 순수한 국내산 에너지원인 풍력발전이 갖는 에너지 안보 측면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덕형 기자]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덕형 기자]

◇안정적 금융지원···풍력발전 선도국가 기반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풍력발전 산업이 자리잡고 발전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시급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는 ‘풍력시장 금융 조달 여건 개선과 한국 금융 조달 활성화를 위한 제언’를 놓고 △김진수 에너지공단 풍력사업실장 △남경태 RWE 이사 △한승훈 GIG 한국총괄수석 △정경원 크레도홀딩스 전무 △김윤성 에너지와공간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특히 좌장인 양 상임이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해상풍력은 소규모 자금으로는 사업 진행이 어려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며 풍력산업에서 금융산업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김 실장은 “태양광과 달리 수조원의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하나의 금융사가 지원에 나서 추진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기후 펀드’ 등을 통한 시드머니를 키워나가고 동시에 풍력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불확실성과 인허가 리스크를 해소한다면 발전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괄수석은 “전 세계 탄소중립을 위해서 한화로 수천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풍력과 같은 대규모 사업 금융 조달 활성화를 위해 영국 정부의 사례처럼 민간금융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예측 가능한 정책과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의 산업 지원 방향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박경일 풍력산업협회 회장은 “제1회 한국 풍력의 날이 제정돼 기쁘다. 풍력산업은 국가 에너지 자립에 굉장히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풍력발전의 보급은 당위성을 넘어서 실질적 성과를 요구받고 있다”면서 “오늘 역사적인 기념일을 시작으로 국내 풍력발전 산업이 어떠한 역경도 이겨내고 세계를 향해 힘차게 비상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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