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면세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면세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면세점이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업계와 제휴를 맺고 고객 혜택을 강화한다. 중국 단체 관광객 등이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자 개별 고객 혜택을 강화해 충성 고객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27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면세점은 다른 업종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쇼핑 혜택을 늘리는 ‘제휴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할인은 기본, 멤버십 혜택 편의까지

신세계면세점은 캐세이퍼시픽항공 운영사인 캐세이와 제휴를 맺었다. 면세점 할인 외에도 개별 여행객 혜택을 확대한 것이 눈에 띈다.

캐세이 회원은 1년간 신세계면세점 골드 멤버십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면세품 구매시 최대 15% 할인되며 월별 최대 10만원의 신세계면세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신세계면세점 온오프라인 전지점에서 상품구매 후 인도가 완료되면 1000당 1 아시아 마일즈가 적립된다. 아시아 마일즈는 전 세계 800여개 캐세이 제휴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세이 고유 화폐다. 이외에도 신세계면세점 회원이 아니더라도 캐세이퍼시픽항공 이용객에겐 최대 5만원 상당의 신세계면세점 쇼핑지원금이 제공된다.

신라면세점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멤버십 서비스 CJ ONE과 제휴를 확대했다. 신라인터넷면세점 결제 시 CJ ONE 포인트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CJ ONE 회원 대상으로 특정 요일에 18만원 이상 구매 시 10% 할인, 30만원 이상 구매 시 12% 할인 등 제휴 할인을 진행해왔다. 신라면세점은 여기서 더 나아가 CJ ONE과의 제휴를 확대해 보유중인 CJ ONE 포인트를 사용해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가용 포인트 1000포인트 이상부터 사용 가능하며, 최대 10만 포인트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누적 회원수 3000만명에 이르는 CJ ONE 주요 회원층이 쇼핑에 관심이 많은 2030 여성으로 구성된 점에 기인해 면세점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 충성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개별 관광객 공략을 위해 제휴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농심 신라면, 호텔스컴바인, CGV 등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또한 네이버, 데일리샷 등 IT 기업과의 기술 제휴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에스티 로더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도 제휴 마케팅의 일환으로 여러 차례 뷰티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CJ ONE을 비롯해 통신3사, OK캐쉬백, 지마켓(옥션), 멜론 등과도 멤버십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상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과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다양한 분야와 제휴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곳이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비자(Visa)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으며 쇼핑 혜택 강화 및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양사는 국내외 롯데면세점에 방문한 비자 브랜드 이용 고객에게 할인 및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LDF PAY 증정은 물론 롯데면세점 LDF 멤버십 등급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나아가 양사 고객 데이터 및 분석 기술을 상호 활용해 초개인화 타켓 마케팅을 전개한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모두투어와 공동 마케팅 강화를 위한 MOU를 맺고 베트남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에 나서는 한편 내국인 여행 패키지 상품 기획 및 판매 운영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카카오뱅크 및 제주항공과 함께 면세점 최초 여행적금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사진=연합뉴스]

◇불황 타개 노력···개별 관광객 혜택 집중

면세점이 이같이 다른 업종과 연계해 제휴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전통적인 고객층이 아닌, 개별 고객층으로부터 충성고객을 확보한다는 목표 때문이다.

면세점은 엔데믹 이후 반등을 노렸지만, 실적 반등은 미미했다. 늘어난 관광객으로 인힌 매출이 기대치만큼의 효과는 없었다는 것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매출이 현저히 줄어든 데다 소규모 개별 관광객도 쇼핑 위주의 관광을 즐기던 것에서 큰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면세점의 외국인 이용객 수는 64만6248명이다. 2022년 11월 23만여명 대비 3배 가량 늘어났지만, 매출은 감소세다. 지난해 11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고객 매출은 9212억원으로 전년 11월 1조3010억원 대비 오히려 4000억원 감소했다.

매출 감소 원인은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다. 쇼핑이 아닌, 관광을 목적으로 하기에 면세점의 실질적 매출에는 도움이 안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중 개별 여행객의 비중은 2019년 77.1%에서 지난해 3분기 85%로 상승했다. 이에 반해 단체여행은 2019년 15.1%에서 올해 9.2%로 낮아졌다. 즉, 단체 관광객보다 개별 관광객이 늘어난 것이다. 

면세점 기대와는 달리 유커가 돌아왔어도 면세점업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8월 국내 면세점 이용객은 206만3989명에 달한다. 2022년 동월 103만5773명 대비 무려 99%가 늘어난 것으로,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치다. 그러나 속사정은 정반대였다. 이 시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366억원에 머물렀다. 전년 동월 매출인 1조5701억원 대비 27.6%가 줄어들었다.

이에 면세점들은 과거처럼 유커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개별 관광객을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국내 면세점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해 충성고객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시장 사정 때문에 면세점도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주요 고객층 분포 변화도 유심히 분석 중이다”며 “고객 다변화와 국내 고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양사 고객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개인화 제휴 마케팅을 펼쳐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묶어두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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