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워에서 바라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안경선 기자]
서울타워에서 바라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안경선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대규모 산업단지, 대형 관공서 등 주요 시설 인근에 입지한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훈풀이 일고 있다.

인접 지역의 근로자들이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수요가 반영됨에 따라 지역 부동산 시장을 주거 수요가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단지 중 직주근접성이 우수한 단지들은 우수한 분양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에서 분양한 ‘운정3 제일풍경채(A46BL)’는 인근에 파주출판단지, 문발산업단지, 파주LCD산업단지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많아 높은 관심이 이어졌다. 4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5609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1순위 평균 371.6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했던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었다.

같은 해 12월 분양한 충북 청주시에서 분양한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도 인근에 3만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청주일반산업단지와 산업시설 개발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30~40대 청약자들이 몰렸다. 단지는 1순위 평균 98.61대 1의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직주근접성을 갖춘 단지들은 지역 내에서도 높은 시세를 자랑한다. 부천시 송내동에 있는 '송내역 파인 푸르지오 2단지'는 부천시청, 대형병원, 인천지방법원, 다양한 산업단지 등의 출퇴근이 편리한 단지로 인기가 높다.

실제로 대기업과 대규모 산업단지의 조성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대표적인 지역으로 경기 용인시가 있다. 정부가 지정한 시스템 반도체 특화 단지가 구축될 용인은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 약 150곳이 입주할 계획이다. 동시에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허브와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가산업단지의 생산유발효과는 480조원, 직∙간접 고용효과는 192만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용인시 일대는 정부의 세부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집값이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경기 용인시 기흥구 일원에 위치한 ‘블루밍구성더센트럴(2000년 9월 입주)’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11월 6억8000만원에 거래돼 같은 해 2월 6억25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약 6500만원 올랐다.

지가의 상승세도 눈길을 끈다.

올해 2월 국토교통부의 '2023년 전국 지가변동률과 토지 거래량'에 따르면 지난해 용인시 처인구의 지가 상승률은 6.6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동기간 전국 지가 상승률이 0.82%인 것과 비교하면 8배 이상 오른 셈이며, 특히 같은 기간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가가 하락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지방에서도 대기업과 산단 인근 단지의 매매가 상승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난다. 충남 아산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1∙2캠퍼스 등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연관 기업이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에는 13조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도 예정됐다.

잇따르는 기업 투자는 지역 부동산 가치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해당 지역 아파트 매매가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월 아산시 아파트 평당(3.3㎡) 매매가는 2021년 대비 약 22.35% 올랐다. 동기간 충남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로, 충남의 평균 상승률(9.14%) 역시 크게 웃도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 투자가 진행되는 지역의 청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충북 청주시 일원에 분양한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는 SK하이닉스 첨단 메모리팹단지, 청주산업단지, 청주테크노폴리스 등이 가까운 단지로 1순위 평균 98.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11월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이 가동 중인 경기 파주시에서 분양한 ‘운정3 제일풍경채’의 경우 1순위 평균 108.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는 “말 그대로 직장과 주거입지가 가까운 만큼 워라밸이 가능하고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고, 그만큼 수요가 풍부해지는 만큼 시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직주근접 단지의 인기는 꾸준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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