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한화큐셀 공장 전경. [사진=한화큐셀]
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한화큐셀 공장 전경. [사진=한화큐셀]

[이뉴스투데이 김덕형 기자] 국내 태양광발전 신규 설치가 악화일로다. 태양광산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하자 국내 업체들은 북미 투자로 눈을 돌린 가운데 일본업체도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북미 시장을 둘러싼 한일 양국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쿄가스(Tokyo Gas Co Ltd)의 자회사인 도쿄가스 아메리카는 지난달말 미국 텍사스주 와튼 카운티(Wharton County)에서 ‘아크티나(Aktina) 태양광 발전 사업’ 공사를 마쳤다.

이 사업은 텍사스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로 최대 출력이 63만㎾(킬로와트)에 달해 미국 내 가장 큰 태양광 발전소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가 집권한 이후 친환경에너지 발전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도쿄가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점차 성장하는 시장을 놓칠 수 없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를 받기 위한 당연한 수순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미국 내에 추가로 설치될 전력 발전량 예상치에서도 이 같은 미국의 태양광 보급 확대 기조가 확인된다. 전체 추가 발전용량 62.8GW(기가와트) 가운데 93%인 58.9GW가 친환경에너지로 채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이 전체 추가 발전용량의 5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지난해 18.4GW의 두 배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美 텍사스주에 도쿄가스 태양광 발전소 준공

아울러 글로벌 태양광 신규 설치량도 올해 500GW를 돌파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 2일 발간한 ‘2023년 하반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설치 규모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수요에 힘입어 400GW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올해는 태양광산업의 전체 규모와 공급량이 증가함에 따라 태양광발전과 석탄 및 가스발전의 격차(발전단가)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모듈 가격 하락으로 글로벌 태양광발전 가격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2024년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을 이어가 신규 설치량이 510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 태양광 설치는 지난 2020년 5.5GW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2~2.5GW 내에서 국내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봤다. 특히 2GW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관측했다.

이같이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온 태양광발전 보급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국내 태양광 업계들은 상대적으로 시장 상황이 양호한 북미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국내업체 중 태양광 사업 규모가 가장 큰 한화큐셀은 최근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인 ‘솔라 허브’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총 3조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달튼(Dalton) 지역에 있는 태양광 모듈 공장을 기존 1.7GW에서 5.1GW로 증설하고 같은 주 카터스빌(Cartersville) 지역에 잉곳·웨이퍼·셀·모듈을 각각 3.3GW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이 완료되면 솔라 허브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는 2024년말부터 한화큐셀의 미국 내 모듈 제조 능력은 총 8.4GW에 육박하게 된다. 이로써 한화큐셀은 미국에서만 8.4GW의 모듈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북미 기준으로 실리콘 셀 기반 모듈을 제조하는 기업 가운데 최대 제조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텍사스주 와튼 카운티에 위치한 도쿄가스의 아크티나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도쿄가스]
텍사스주 와튼 카운티에 위치한 도쿄가스의 아크티나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도쿄가스]

◇한화큐셀, 올해말 8.4GW 모듈 생산 가능 

국내 기업이 북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안 도쿄가스도 최근 대규모 태양광발전 공사를 준공해 미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양국의 격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분위기다.

향후 도쿄가스그룹은 미국 내 배터리 에너지저장 산업 참여와 500억엔을 목표로 한 해외사업 분야 수익 강화에 나서며 북미시장 확대에 공들일 계획이다.

도쿄가스 관계자는 “텍사스주의 전력 공급 안정성 확보에 공헌함과 동시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태양광발전 사업 노하우를 국내외 사업으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산업은 이제 겨우 숨만 쉬는 수준”이라며 “한화큐셀도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더욱 적극적으로 북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미국시장은 국내 태양광업체 입장에서는 중국 제조기업의 영향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시장”이라며 “국내나 유럽시장보다는 태양광 산업에 우호적인 북미시장 투자가 우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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