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취약계층에 OTT 서비스를 볼 수 있는 디지털 바우처 지급을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정부가 취약계층에 OTT 서비스를 볼 수 있는 디지털 바우처 지급을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정부가 취약계층에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무료 OTT 이용권을 디지털 바우처 형식으로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검토 중인 가운데 국내 대표 OTT 3사 티빙, 웨이브, 왓챠가 모두 참여 의사를 밝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정부가 기존의 취약계층을 상대로 하는 통신비 지원 사업에 추가로 OTT 서비스를 취사 선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통신비와 OTT 서비스 등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바우처를 일부 취약계층에 제공하면 이를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해당 바우처는 시범 사업 기간 동안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5000여명을 대상으로 지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지원 규모는 4억원 정도다. 

OTT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업에 대해 “이제 막 업계간 논의를 시작한 단계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어 말을 전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사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OTT 3사 모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OTT 기업들이 자체적인 경제적 부담을 지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도 통신사들이 기존 지원하던 사업에 OTT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업으로 향후 OTT 기업들에게도 또 다른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도 있다”며 “통신사의 입장은 조금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OTT 구독료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자체적으로 국내 대표적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플랫폼인 티빙, 웨이브, 왓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의 OTT, 음원,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다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은 자료를 통해 OTT 구독료로 인한 소비자 부담 절감 방안 추진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지난 19일 국내외 OTT 대표 기업들을 만나 해당 사업의 참여 의사 및 요금제 다양화 등에 대한 안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동통신3사를 통한 통신비 인하 요구에 적극 나선 것과 같이 OTT서비스 이용 부담까지 줄이는 디지털 바우처를 통해 문화혜택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유튜브는 프리미엄 가격을 월 10450원에서 월 14900원으로 43% 인상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월 5000원 추가 지불 시 가구 구성원이 아닌 추가 회원이 등록 가능한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을 시행했었다. 또 베이식 요금제 신규 가입 중단으로 사실상의 요금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방통위 역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전기통신이용자의 이익을 해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용자에게 규정을 위반한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에 관계 법령에 따른 처분에 나서며 강도 높은 요금 인상 저지에 나섰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이에 대해 “OTT와 음원은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대표 콘텐츠서비스인만큼 이용자 불편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디지털바우처 사업 역시 저소득층의 취약계층에게도 문화적 혜택이 고루 돌아가고 이용에 불편이 없이 한다는 게 주된 골자로 보인다. 

다만, 디지털 바우처 공급에 있어서 비용 부담을 어디서 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협조  요청을 받은 OTT 서비스 기업들은 모두 국내 기업들이다. 티빙, 웨이브, 왓챠가 모두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 기업 역시 외산 OTT에 맞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OTT기업들은 천문학적인 숫자의 투자비용을 가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외산 기업과 콘텐츠 전쟁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사용자 유입과 유지를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가고 있다. 실제 2022년 티빙의 영업적자 비용은 1192억원 규모다. 이에 광고형 요금제도 국내 첫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를 지속하면 적자는 늘어나고 더욱이 글로벌과는 달리 망 이용료 지불 등 부담이 커 투자 여력이 줄고, 손익도 감소하고 있어 악순환 구조에 빠진 상태”라며 “글로벌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를 하지 못하면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기 힘든 익순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사의 입장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통신업계는 이미 통신요금 감면제도를 통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취약계층 요금 감면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OTT 지원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면 기존 통신요금 인하 압박과 더불어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의 경우에는 기존에도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를 추가하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OTT서비스를 추가 지원하는 것일뿐, 통신사가 지원하고 있는 규모를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