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물 한 병 안주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합병 임박과 동시에 대체항공사로 지정돼 주목받고 있는 티웨이항공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온다. 저비용 항공사(LCC) 최초로 유럽 취항을 시작,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 항공권 스케줄을 공개한 결과 “너무 비싸다”는 여론 때문이다.

오는 5월 16일부터 시작하는 이 노선은 성수기가 아님에도 왕복 기준 평균 100만원을 웃돌게 책정됐다. 티웨이항공이 공개한 인천~자그레브 노선 운임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포함한 1인 편도 총액 기준 △이벤트 운임 46만1000원 △스마트 운임 58만1000원부터 시작한다.

실제로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등 유럽 대형 항공사의 경우 2~3시간 경유할 경우 100만원 초반대로 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면서 티웨이 항공권과 걸리는 시간은 단 1~2시간 차이다. 티웨이항공 A330-300 항공기 규모론 한자그레브까지 한 번에 갈 수 없어 중간에 한 시간 급유를 해야 한다. 이때 승객들은 기내서 대기하는 형태다.

소비자들은 “LCC 맞느냐”고 반문한다. 운송 시간 내에 받는 기내 서비스를 최소로 줄이고, 경제적인 가격으로 운송한다는 LCC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기롭게 유럽 LCC 최초 취항을 선언한 티웨이항공의 모양새가 빠지게 됐다. 업계에선 “운수권 자격을 유지하느라 일단 띄웠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사 합병 관련 유럽 노선 분배 시작 전부터 이런 말이 오가는 건 항공사의 이미지뿐 아니라, 코로나 19를 딛고 여객 확대와 규모 확장에 여념이 없는 항공업계 전체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 또 다른 중장거리 노선 확장과 신사업을 꿈꾸는 남은 LCC의 어깨에도 짐을 지우는 꼴이다.

비단 일부 항공사의 문제만은 아니다. ‘메가 캐리어’ 탄생을 앞둔 국내 항공업계는, 벌써 불거지기 시작한 이런저런 문제들에 대해 누구도 ‘정답’을 알지 못한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여객이 90% 이상 급감한 때가 불과 3년 안팎이다. 미처 완벽하게 회복도 하지 못한 사이 벌써 두 번째 커다란 환경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쉽게 말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수십 년 이어진 경영 방식을 변화해야 하고, LCC들 역시 경험한 적 없는 판도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업계 상황과 국내‧해외여행 트렌드를 기민하게 관찰하고, 변수가 가득해 180도 바뀔 수 있는 상황들을 올바르게 판단할 혜안이 필요한 때다.

어쩌면 두 번째 위기이자 기회를 맞은 항공사들이 이번 ‘대형사 합병’이라는 거대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지혜로운 전략과 협력으로 매끄럽게 안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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