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CI. [사진=카카오]
카카오 CI. [사진=카카오]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각종 리스크에 휩싸이며 진통을 겪은 가운데 쇄신을 통해 불필요한 계열사를 통합 정리하는 경영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계열사 확장에 따른 비용 반영 등이 영업이익률 감소에 큰 몫을 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새로운 인사, 거버넌스 개편, 브랜드, 기업문화 등 전반에 걸쳐 사명까지 바꿀 각오로 혁신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향후 영업이익 등 실적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시장에선 카카오의 혁신 전략에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15일 지난해 매출이 8조10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 증가한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2%에 달했으나 최근 3년간 10.97%, 9.69%, 8.17%대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순손실은 1조497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1조690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별도기준으로는 상황이 다르다. 별도기준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은 2조6262억원, 영업이익은 5674억원으로 매출 7%, 영업익 5%가 각각 늘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은 21%대를 넘어섰다. 카카오만의 경영실적은 무난하거나 준수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사실상 무리한 사업 확장과 많은 계열사 리스크에 따른 영업이익률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카카오 계열사의 수는 2년 전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카카오의 계열사는 137개다. 지난해 5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여파로 늘어났던 147곳에서 10개가량 정리된 상황이다. 

카카오는 무리한 사업영역 확대로 영세한 시장 사업자들에 위협이 되는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021년에는 국정감사에 김범수 창업자가 소환돼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한 질의를 받기도 했다. 이후 카카오는 계열사 감축에 나서 현재까지 카카오 그룹의 경영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2년 전에 비해 계열사 수는 큰 차이가 없다.  

계열사에 말들이 많은 것은 경영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경영실적의 영업손실 요인에 대해 계열사의 영업권 손상처리가 포함돼 크게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 실적 요약. [자료=카카오]
카카오 실적 요약. [자료=카카오]

카카오는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단기 연결 순손실이 1조4971억원을 기록한 것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지난 한 해 동안 전 사업 부문의 체질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지난 한 해 동안 ‘뉴 이니셔티브 사업’ 분야에서 2203억원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개선을 위해서는 손실 부담이 가장 컸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업을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해 운영 부담을 줄이는 모양새다.  

최혜령 카카오 CFO는 “뉴 이니셔티브 손실은 카카오가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었다”며 “올해 AI와 헬스케어 사업의 지속 투자는 필요하지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업 효율화로 뉴 이니셔티브 전체 손실 규모는 작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지난 4분기의 기타비용으로 잡힌 손실금이다. 영업권 손상에 1조3884억원, PPA(기업인수가격배분) 손상 2703억원을 포함해 1조9881억원이 집계됐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번 대규모의 손상 규모는 과거의 연말 회계기준에 따른 손상액과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작년 하반기부터 다소 느슨했던 투자 프로세스를 카카오 스스로 재점검하며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일축했다. 

우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 법인인 타파스와 뮤직플랫폼 멜론, 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포함한 영업권 손상 차손이 약 8892억원, SM의 경우 2547억원이 근본 손상에 반영됐다. 더불어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를 포함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라 기대매출을 조정하며 영업권과 PPA를 포함해 약 4310억원을 손상처리했다. 1조5900억원가량이 엔터테인먼트와 게임분야에서 이뤄졌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가 진출한 엔터테인먼트나 게임 분야의 경쟁력, 사업전망, 회사전략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며 “손상은 지난해 회사의 현금 흐름과 무관하며 향후 사업 가정 사업 개선의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 잔여 영업권 총액은 총 4조1766억원, PPA 잔액은 1조822억원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 포털 서비스 다음 관련 약 1조원대의 영업권은 손상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그러면서 향후 손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엔터와 게임의 사업 성과에 따라 다르지만 대규모로 나타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 CFO는 PPA 및 영업권 상각과 관련해 “이번 손상처리는 상각 배경에서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가치 절하와 카카오의 투자 과정을 고려해 보수적 가정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영업권과 PPA 관련 지난해에 비해 바뀐 매크로 경제환경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표면적으로 적극적인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다. 실적 발표 후 “회사의 위상에 맞는 성장 방향과 경영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에 절감하며 지속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와 개편된 CA협의체를 중심으로 인적 개선, 거버넌스, 브랜드, 기업문화를 포함한 전방위 분야에서 적극 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 이사회와 준신위가 카카오의 투자 활동에 대한 내부 통제 프로세스를 점검해 거래 금액의 적정성과 리스크가 충분히 고려될 수 있도록 검토와 승인 절차를 강화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8조원대 돌파 매출기록과 더불어 시장의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영업이익, 4분기 호실적 등에 최근 카카오 주가가 상승하며 증권가 역시 기대 목표치를 상향하고 있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김범수 카카오 위원장이 최근 경영쇄신을 강조한 만큼 올해 외형 확장보다 핵심 사업에 집중, 내실 다지기에 돌입해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주요 경영진 교체를 통해 그룹사 차원 경영혁신 의지를 확인해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619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망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더이상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아도 자체 사업들의 효율화만으로 그룹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며 “여기에 빠른 비용 개선을 통한 개편으로 매출 성장세를 그리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카카오의 경영쇄신에 대한 문제점도 산재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지난달 최근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에 2차 회의에서 “카카오의 불안한 노동환경, 리더십 부재, 신뢰 부족, 내부 통제 실패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공동체 크루와의 설문 결과를 공유하며 “(설문에서)기존 경영진 교체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소통 강화를 비롯한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한 전문가는 “카카오가 과거에는 계열사의 독립 경영을 추구했지만 이제는 적극적인 체계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준법 경영에 나선다고 했지만 여전히 일부 계열사의 수익성 악화, 내부 윤리 문제, 사법 리스크 등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을 잘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도 “카카오가 외부적으로 몸집은 커졌지만 그와 별개로 내부적으로는 소통에 대한 요구와 조직문화 개선 등 요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계열사뿐 아니라 카카오 내부와 외부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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