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합병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양사 합병 시 대체 항공사로 꼽힌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등은 대형기를 사들이고 유럽 및 미국 노선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나머지 LCC는 저렴한 외항사와의 경쟁을 대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5일 인천~자그레브(크로아티아) 정기노선을 신규 취항한다고 밝히고 항공권 스케줄을 오픈했다. 국내 LCC 중 유럽을 오가는 사례는 티웨이항공이 최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5월 16일부터 주 3회(화·목·토) 일정으로 A330-300 항공기(347석)를 투입한다. 인천공항서 오전 11시 5분 출발해 비슈케크 공항에 오후 3시 30분 도착, 미하기 경유로 1시간가량 머물며 급유를 진행한 후, 자그레브 국제공항에 오후 7시 25분 도착하는 방식이다. 자그레브까지 비행시간은 약 15시간(미하기 경유 포함) 소요된다.

귀국편은 직항으로 운영하며 자그레브 국제공항에서 오후 8시55분 출발해 인천공항에 다음 날 오후 2시50분 도착하는 스케줄로 비행시간은 약 11시간 소요된다. 2024년 파리 올림픽 등 증가하는 유럽 여행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포함한 1인 왕복 가격은 100여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비행기를 띄운 항공사는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및 에어프랑스‧터키항공‧KLM네덜란드항공 등 외항사만이었으며, 앞으로 LCC만의 경제적인 가격과 서비스를 소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이 같은 노선 확장의 큰 틀에는 대한항공-EU집행위가 맺은 합병 조건부 승인이 있다. 대한항공은 노선 독과점 해소책으로 티웨이항공에 △로마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파리 등 노선을 넘겨주기로 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올해 대형기 포함 7대의 항공기를 도입해 기타 신규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며 “6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 법무부의 미국 노선 독과점 우려 해결책으로 꼽힌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대형 기재를 활용해 장거리 노선을 활발히 오가고 있다. 지난 2022년 출범해 신생사 취급을 받기도 했으나, 1년만에 국제선 12개 노선에서 67만명을 수송하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양사 합병 이후 미국 노선 대체항공사로 낙점됐다.

장거리 노선인 LA, 뉴욕,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오슬로, 앙카라, 호놀룰루 노선의 여객은 지난해만 31만8300여명으로 전체의 47.4%를 이뤄 장거리 전문 항공사로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양대 국적항공사 외에 대안이 없던 LA와 뉴욕 노선에서 22만9300여명을 수송하며 11.6%의 여객을 분담하는 등 미주 여행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올해 상반기부터 LA노선을 데일리로 증편하고, 샌프란시스코 취항도 앞두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지난해는 장거리 항공사로서 시장에 성공적인 안착을 보여준 해였다”라며 “올해에는 항공기가 더 늘어나는 만큼 노선과 여객수를 늘려 중견항공사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목표는 LCC의 특색을 살린 ‘경제성’이다. 장거리 비행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이를 계기로 우선 장거리 노선 다변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그 외 LCC는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며 비엣젯항공‧에어아시아 등 ‘저렴이’ 외항사와의 경쟁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은 특히 올해 각종 프로모션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고객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어서울의 경우 ‘국제선 민트패스’를 5년 만에 재출시해 일본권, 동남아권을 판매한다.

에어서울 홈페이지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 할인 프로모션은 라이브커머스 ‘쓱라이브(SSG.LIVE)’에서 구매할 수 있고, 일본권(민트패스 J)의 왕복 3회 이용권은 29만9000원, 무제한 이용권은 39만9000원‧동남아권(민트패스 S)의 왕복 3회 이용권은 39만9000원, 무제한 이용권은 49만9000원으로 책정돼 호응을 얻고 있다.

이스타항공도 일찌감치 ‘일본 벚꽃 여행 프로모션’을 계획했다. 편도총액 8만8200원부터 일본 전 노선 대상으로 특가 항공권을 판매하며, 탑승기간은 3~4월이다.

한 LCC 관계자는 “오래 끌던 대형사 합병이 이르면 올해 마무리 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LCC 역시 회사 특성을 살려 분주히 대비하는 모양새”라며 “LCC 통합 등 조직 개편과는 별개로 고객잡기에 사활을 거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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