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선호 기자]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공사비 산정 문제와 수익성 등의 사안을 놓고 사업 추진에 난항을 빚고 있는 ‘위례신사선(이하 위신선)’ 사업이 서울시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의 재개로 새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당초 위신선 사업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과 함께 병행 추진됐었다는 점에 더해 수년간 고금리, 원자재 가격 인상, 수익성 악화 등의 문제로 공사비 산정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이는 등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던 만큼 사업 본격 재개를 위한 노선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구에 100층 내외 초고층 빌딩과 대규모 녹지, 업무와 주거·여가 시설이 들어서는 세계 최대의 '수직 도시'를 조성하는 내용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이 추진된다.

해당 지역은 서울 도심에 남은 거의 유일한 미개발지로, 관련 민간 개발 사업이 무산된 지 10여 년 만에 초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한 국제 업무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같은 용산발 개발 소식이 일파만파 처지면서 당시 해당 사업의 옵션으로 추진됐던 ‘위신선’ 사업의 추진 방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익성 문제 덮친 위신선, 방향성 바꿔야 산다

현재 위신선 사업은 시공·사업자인 GS건설 컨소시엄(강남메트로)과 서울시가 공사비 인상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잇따라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GS건설 컨소시엄과 서울시 간의 본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사업의 정상 궤도 진입이 예상됐으나, 고금리 문제와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사업 추진 논의 과정이 멈춘 채 협상만 수 년간 진행 중이다.

기차를 이용하고 있는 시민의 모습. [사진=이뉴스투데이DB]
기차를 이용하고 있는 시민의 모습. [사진=이뉴스투데이DB]

실제 건설업계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철도시설 건설공사비 규모는 약 30.1%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신선은 총 사업비의 50%를 정부가 보조하지만, 컨소시엄이 떠맡게 될 부담도 적지 않아서 참여 건설사들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은커녕 적자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컨소시엄 측은 인상분을 사업비에 반영해달라는 입장을 서울시와 기재부 측에 요구했지만, 실제 사업비 결정 권한을 손에 쥔 기재부는 컨소시엄 측의 요구에 대해 “실제 착공에 들어간 이후 인상분만 일부 지원해 주겠다”는 내용의 보완을 서울시에 요구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컨소시엄 참여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수준의 공사비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통 부재의 장기화로 이미 시장에서 요구되는 비용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현실적이고 통상적인 수준을 반영한 공사비 재산정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공사비 산정 문제를 놓고 컨소시엄 측과 조율에 나서야 할 서울시는 아직까지 공사비 인상과 관련된 마땅한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낮은 낙찰 가격이 현재 상황을 야기한 터라 서울시 입장에서 기재부를 설득해 공사비를 올려주기엔 한계가 있다.

다만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암초를 만났던 위신선 사업에도 변화가 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용산發 개발 계획, ‘위용선’ 변모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이번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과 위신선의 노선 연장을 재검토할 경우 추가적인 사업비 확보는 물론, 사업 추진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우선 노선 연장에 대한 명분이 갖춰져 있다는 점이 재검토 가능성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2005년 위례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 이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삼성물산의 제안으로 시작된 위신선 사업은 당시 용산부터 신사, 위례를 연결하는 ‘3점 연결’ 경로로 설정됐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예상 조감도. [사진=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예상 조감도. [사진=서울시]

이처럼 원래 계획에서는 용산역까지 노선을 연결할 계획이었으나, 지속된 시행사의 부도 위기와 유상증자 문제 등이 지속되면서 2013년 4월 8일부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청산이 결정됐다. 이에 가칭 ‘위례용산선’은 용산을 제외한 위례~신사 간 노선으로 축소·변경돼 GS건설 컨소시엄이 맡아 추진 중이다.

그렇기에 이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재개로 위신선 재검토에 대한 당위성은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함께 용산과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를 지하철로 연결하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의 추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위례~용선 간 신규 노선 검토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시는 19.38㎞ 구간을 10개 역사로 구성한 광역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와 일부 노선이 겹치는 문제 등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을 넘진 못했지만, 서울 서북부 권역의 인구 증가율을 감안하면 GTX-A 노선과 함께 관련 이동 수요를 해소하기 위한 노선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한 용산~위례 간 노선이 신설된다면 상주인구 11만명의 위례신도시에서 발생하는 교통수요의 상당 부분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기된다.

현재 위례신도시는 인접한 송파대로의 심각한 교통체증에 더해 인근 지역의 주택 공급 증가 추세로 향후 더욱 심각한 교통난이 예고된다.

이 같은 문제를 감안했을 때 인근 지역의 전반적인 교통흐름 개선을 위한 신규 노선 설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 및 부동산경제 연구실 교수는 “위례신사선과 같은 광역 교통망이 입주 시점에 맞춰서 갖춰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위치에 신도시를 만든다 하더라도 인구 분산 효과가 떨어지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가져온다”며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광역 교통망 건설이 지연되지 않게 특별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S건설 입장에서도 용산까지 노선 연장할 경우 사업성 등 가치 평가 재고에 따른 이익 실현 가능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인 수익성 문제에 대한 해결과 함께 공사비 재산정을 위한 시간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자금난 등의 문제로 이미 한 차례 좌초된 바 있기 때문에 사업 추진 자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국내 건설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업황 침체 등 초고층 건물 조성을 조건으로 내건 만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비용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기재부 민간 투자심의의 절차를 앞둔 위신선 사업의 추진 절차가 공사비 인상 등의 문제를 딛고 연내 완료된다면 기존 계획에 따라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A건설사 홍보팀 관계자는 “위신선 사업 자체가 사업성 문제로 사업 축소와 사업 추진에 난항을 빚은 만큼 새로운 측면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 이미 지자체나 전문기관의 분석을 통해 해당 노선의 수익성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이러한 니즈는 더 커질 것”이라며 “시행·시공 사업자들의 내부에서도 막대한 원가 비용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