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지난달 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에서 필수 신고국가인 일본 경쟁당국 승인으로 연내 합병이 가능해질 거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양사의 자회사 진에어(모회사 대한항공), 에어서울‧에어부산(아시아나)의 입지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1일 필수 신고국가인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FT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을 득했다고 밝혔다.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12개국에서 승인을 완료했으며, EU와 미국 경쟁당국 승인만 남은 상황이다.

업계는 연내 합병을 점치고 있다. 가장 큰 산으로 여겨졌던 EU 경쟁당국이 지난해 조건 보완을 거쳐 이번달 중순 승인을 예상하고 있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심사가 수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성사되면 이들을 모회사로 둔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LCC 3곳 역시 통합작업이 시작될 방침이다. 특히 3곳의 보유 기재수가 50대를 넘기면서 현재 LCC 1위인 제주항공(42대)보다 몸집이 커지며, 중‧단거리 노선의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한편 통합 예정인 3사는 조용히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관련 LCC 한 직원은 “인수합병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여서 어떤 말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태”라면서도 “몇 해 간은 별도로 운영한다고는 하지만 내부적으로 불안한 분위기라 결론이 빨리 나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걱정을 내비쳤다.

진에어의 경우 사정은 좀 낫다. 아시아나가 대한항공으로 흡수됨에 따라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진에어 아래 편입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진에어 여객수나 실적 면에서 LCC 1위사인 제주항공에 이어 줄곧 2위를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티웨이의 약진에 3위로 밀려난 상황. 양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적은 △진에어 매출 1조2772억원‧영업익 1816억원 △티웨이항공 매출 전망치(에프앤가이드 제공) 1조3199억원‧영업이익 1539억원으로 매출에서 티웨이항공이 앞설 전망이다.

그래도 진에어는 아직 여유 있는 모습이다. 연내 LCC 통합 시 에어부산 매출까지 더하면 2조원을 상회하며, 1위 도약도 가능하다.

에어서울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 100% 출자로 설립된 후 지속적인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이 타 사에 합병을 앞두고 있어 재정지원 등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일본 경쟁당국이 여객 부문에 대해 서울 4개 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 3개 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에 경쟁 제한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추후 노선 반납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일본이 주요 노선인 에어서울도 이를 나눠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에어부산의 경우 부산시 등 지역사회의 통합 반대 목소리가 높다. 통합 이후 일본 등 슬롯 반납이 발생할 경우 에어부산 경쟁력이 약해져 지역사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지역 시민단체 등은 지난달 ‘에어부산 분리매각 추진협의회’를 꾸리고 ‘가덕신공항의 성공적인 개항과 지역 항공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의 힘으로 만든 에어부산을 부산으로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주도한 산업은행이 두 기업의 기업결합에 앞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어부산 측은 “자체 내부 움직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 인수·통합을 위해 2021년 1월 14일 이후 총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일본을 포함해 12개국은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으며, 현재는 EU와 미국 경쟁당국만이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