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제4차 AI 일상화 현장간담회: 초거대AI 의료·심리케어’에서 주요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제4차 AI 일상화 현장간담회: 초거대AI 의료·심리케어’에서 주요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의료AI의 만족도가 의사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환자와의 라포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윤규 제2차관이 전 국민 인공지능 일상화를 위한 분야별 현장 소통을 추진 중에 있으며, 지난 법률, 뷰티 분야에 이어 7일 의료·심리상담 분야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의료 분야에서는 최근 개최된 CES 2024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인공지능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초거대 인공지능은 데이터 간 관계 파악 능력이 탁월해 의료서비스 혁신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전공의가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아·청소년과나 우울증, 불안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정신 건강 분야 등에 초거대 인공지능을 활용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김헌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영호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심리상담 플랫폼을 운영 중인 김규태 아토머스 대표, 유한주 네이버 클라우드 리더, 이준영 카카오헬스케어 이사 등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먼저 유한주 네이버 클라우드 리더는 이미 의료AI의 수준이 의사에 못지않다고 봤다. 그는 “의사 시험에서 60점이 커트라인인데 2022년 들어 이미 이를 훌쩍 넘었다”면서 “80점이 넘어가면 고득점으로 치는데 구글의 의료AI는 90점대까지도 도달했다”고 말했다.

만족도 역시 의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담 및 Q&A의 경우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챗GPT는 의사보다 AI의 답변이 더욱 만족스러운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Med-PaLM 2 또한 의사보다 일관되게 보다 풍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유 리더는 개입 제약과 문제인식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인간 상담사와 달리 문제 발생 시 개입이 불가능하며 발화 내용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문제의식이 없는 내담자와 라포(상호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AI 발전에 따른 안전 문제를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면서 언급한 것이 ‘환각’이다. 유 리더는 “환각의 종류로는 크게 내재적 환각과 외재적 환각이 있다”면서 “이는 형식 및 규칙 불일치에 의한 정보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모델과 섞여서 잘못된 답변을 제시하는 등 정보 중복에 의한 편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참조한 정보와 내재된 정보 간 충돌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먼저 담보돼야 하는 것이 AI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제4차 AI 일상화 현장간담회: 초거대AI 의료·심리케어’에서 주요인사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제4차 AI 일상화 현장간담회: 초거대AI 의료·심리케어’에서 주요인사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김헌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AI의 의료 분야 진출이 의사를 대체하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AI를 알고 쓰는 사람은 살아남고 못 쓰는 사람은 도태된다는 이야기가 10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면서 “AI를 잘 쓰면 오히려 의사가 편하다”고 밝혔다.

또 “수많은 논문이 쏟아져 나오지만 의사가 모든 논문을 읽어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의료AI의 도입에 따라 이전 관행대로 움직이기엔 불리한 면이 있겠지만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사람이 성공하기 마련이며, 그렇다고 해서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오늘 발제에서 의료AI가 긴 답변을 통해 더욱 높은 만족도를 끌어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모든 환자가 긴 답변을 선호하는 건 아니다”며 “이를테면 뇌전증 환자 등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환자들은 오히려 간단한 설명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반론했다.

업계에서는 김규태 아토모스 대표가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현재 마인드카페라는 비대면 심리상담 중개 플랫폼을 전개하고 있다”며 “임직원 대상 멘탈케어 사업을 동시 영위하면서 데이터를 확보해서 플랫폼 내 AI 챗봇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 전에는 심리상담에 대한 돈을 내는 데 개방감이 덜했는데 근거 기반의 심리상담에 대한 의향이 커지고 있는 걸 데이터로 관측했다”며 “특히 정부·공공 쪽으로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만 낮출 수 있다면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잘 쓰는 사람이 잘 못 쓰는 사람을 대체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면서 “의료 분야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CES에서 부각됐던 온디바이스가 학습에 더 좋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2년 전부터 의과대 학생들에게 AI를 접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업이 자리잡는다면 의료 퀄리티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교육 단계부터 AI에 많이 노출시키고 효용성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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