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그래픽=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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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기축통화 지위를 노린 세계 각국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DB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을 선점해 무역 결제 수단으로 입지를 굳힐 경우, 자국 통화의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미‧중 패권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지급결제망까지 흔들리면서 CDBC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됐다.

펜데믹 상황에서 유동성을 확대한 미국의 급격한 통화긴축이 글로벌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 까닭이다.

미국의 통화긴축으로 인한 달러 강세가 다른 나라의 수출 비용을 증가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무역균형에 영향을 끼쳤다.

김형석 카이스트 경제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대는 펜데믹 상황에서 미국이 유동성을 확대하면서 발생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에 이은 바이든 정부까지 회수를 고려하지 않은 확장 재정정책으로 보복소비가 일어났고 결국 미국의 실질 자본수익률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수익률 증가가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 확산을 불러왔다”면서 “통화 경쟁력이 낮은 국가의 환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각국의 CDBC 주도권 확보 경쟁은 자국의 통화 가치 제고를 통한 글로벌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를 촉진시키는 등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경제위기 상황에 대처도 수월하다.

현재 지급결제 시장에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쓰이고 있지만, 디지털결제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쥔 화폐가 등장하지 않았다.

지난해 국제결제은행 조사결과 86개국 중 24개국이 2030년까지 CDBC를 보유가 전망된다. 현재 100개국 이상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CDBC 개발에 적극적이던 중국은 이미 홍콩, 태국을 비롯한 아랍에미레이트 등 4개국에서 국가 간 결제에 성공했다.

CDBC에 미온적이던 미국도 2022년 CDBC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디지털 달러 발행에 착수했다. 금융기관을 통한 디지털 달러 중개를 포함해 광범위한 전송, 신원확인 등의 요건을 갖춘 형태를 계획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디지털 유로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통신단절 상황에서 지급 시스템 운영과 간편송금, 민감정보의 안전한 제공이 목적이다.

일본은 지난달 26일 CDBC 발행을 공식적으로 논의하며 올해 2분기 내 적법성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발행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디지털 엔화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국은행은 2022년 CDBC 모의실험에 나선 후 최근 2단계 상용성 검증 실험을 앞두고 있다. 올해 4분기 일반인 10만명을 대상으로 상거래 활용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의 플랫폼 고도화는 CDBC 도입에 대비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측면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삼성페이 등 디지털 결제에 익숙해져 있기에 CDBC 도입 후, 지급결제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고 은행의 새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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