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일’ 포스터.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아가일’ 포스터.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난해하고, 당황스럽다. 매력적인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의 연기 외에는 모든 장면에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 헨리 카빌, 샘 록웰, 존 시나, 사무엘 L.잭슨, 두아 리파 등 훌륭한 배우들이 일부 액션 시퀀스를 제외하곤 허무하게 소비되는 모습을 보면 매튜 본 감독의 의도가 궁금해질 정도다.

스파이 영화의 새 장르를 개척한 ‘킹스맨’ 시리즈 신화의 매튜 본 감독이 또다른 새로운 스파이 영화로 돌아왔다. 영화 ‘아가일’이 오는 7일 개봉해 설 연휴 관객을 겨냥한다.

영화 ‘아가일’은 역대급 캐스팅으로 스파이 액션의 새로운 챕터를 열 것으로 기대됐다. 다채로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활약해온 명품 배우진이 총출동해 매튜 본 감독 특유의 액션 연출, 티키타카 대사들과 만나 역대급 시너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헨리 카빌은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에서 슈퍼맨 역할로 전 세계적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거느렸다. 이후에는 넷플릭스 ‘위쳐’ 시리즈를 통해 판타지 장르도 섭렵하는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이번 ‘아가일’에서 헨리 카빌은 세계 최고의 스파이 아가일로 분한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역시 남다른 블록버스터 필모그래피를 자랑한다. 바로 ‘쥬라기 월드’ 시리즈를 통해 공룡의 공격을 피해 쥬라기 월드를 질주하는 놀라운 스케일의 액션을 보여줬다. ‘아가일’에서는 자신이 쓴 소설 속 주인공이 된 후 공룡 대신 스파이에게 쫓기기 시작한 엘리로 분해 상상을 초월하는 신선한 액션을 선보인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로,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이라고 해도 모자랄 정도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곁을 지키는 실력파 스파이 에이든으로는 샘 록웰이 분했다. 영화 ‘아이언맨 2’에서 저스틴 해머로 활약했다. 이번에는 펜 하나로도 상대방을 가뿐히 제압하는 역대급 맨몸 액션은 물론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와의 찰진 티키타카로 매력을 뽐낸다. 

‘바비’를 통해 첫 스크린에 데뷔한 후 ‘아가일’로 장르적 확대를 꾀하는 두아 리파와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통해 스피디한 액션 쾌감을 선사해 온 WWE 프로레슬러 출신 배우 존 시나, 마블 시리즈 속 닉 퓨리를 대표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켜온 사무엘 L. 잭슨이 합류했다. 

문제는 이런 배우들을 놓고 매튜 본 감독 특유의 유쾌하고 재치있는 유머와, 시원시원한 액션에 녹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것들을 모두 보여주려다 이도저도 아니게 된 것처럼 난해해졌다. 액션은 남발되는 슬로모션 때문에 몰입되지 않고, 스토리는 반전과 클리셰에 집착한 나머지 중구난방이 돼버렸다.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는 설정을 가진 캐릭터는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만 기억에 남고 만다. 그마저도 실제 매튜 본 감독의 반려묘인 알피의 존재감에 위협받는다.

완벽한 스파이를 두고 다른 한 편에는 그와 대비되는 아주 현실적인 스파이를 그리고, 두 캐릭터를 충돌시켜 새로운 환상을 심어주겠다는 설정은 기발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너무 난해했고, 이를 보여주기 위한 부가적인 설정이 불필요하게 많아 집중되지 않는다.

매튜 본 감독은 “영화에 액션, 코미디, 로맨스, 스릴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물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섞여 밋밋한 것만이 남았다. 오히려 12세 이상 관람가가 아닌 청불 액션에 올인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까지 든다.

영화 ‘아가일’은 자신의 스파이 소설이 현실이 되자 전 세계 스파이들의 표적이 된 작가 엘리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소설의 다음 챕터를 쓰고, 현실 속 레전드 요원 아가일을 찾아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2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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