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맞이한 대한민국 경제가 ‘중성장·중물가·중금리’ 기조 극복을 위한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뉴스투데이 DB]
2024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맞이한 대한민국 경제가 ‘중성장·중물가·중금리’ 기조 극복을 위한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국내 증권사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고금리 충격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차액결제거래(CFD)발 주가조작 사태 등 각종 악재에 충당금 적립 이슈가 부각되면서 ‘빅5’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증권가는 지난 26일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이달 초까지 연이어 2023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업이익 1위는 한국투자증권이 유력하다. 2022년 연간 영업이익이 4409억원에 그치며 상위사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9000억원대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PF 등 각종 충당금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점이 상대적 실적 강세로 이어졌다.

2022년 1조925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유일한 ‘1조 클럽’ 타이틀을 따낸 메리츠증권은 올해 8000억원대 이익이 전망된다. 부동산 경기침체 위기를 빗겨가지 못했지만 구조화금융 역량을 내세워 선순위 비중을 극대화함으로써 부실화 위험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7492억원 영업이익을 거두며 5위권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2022년(5214억원) 대비 43.71% 증가한 액수다.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이끌어낸 점이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연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태영건설발 부동산PF 리스크에도 비교적 적게 노출됐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7406억502만원을 공시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7434억원을 올리며 선두를 달렸던 이 회사는 4분기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적립 이슈로 적자를 기록, 끝까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다만 전년동기(5786억원) 대비로는 28.1% 증가한 액수로, 회사 측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매출 증가와 기업금융(IB) 및 상품 운용의 손익, 금융수지 안정화 등에 따라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7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고, 삼성증권과 4~5위를 두고 우열을 가리게 됐다. 리테일 기반이 강해 부동산PF 한파에서 자유로웠던 키움증권은 각종 리스크 관리 실패로 결산 직전 뒷걸음질쳤다. 증권가가 추산한 키움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풍제지 CFD 미수금 관련 손실은 4333억원, 젠투파트너스 관련 손실은 500억원 규모다. 

변수는 미래에셋증권이다. 2022년 8459억원 순이익을 거두며 2위권에 자리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 프랑스 부동산을 비롯한 해외투자자산 평가손실로 고전했다. 증권가는 4분기 적자 전환을 전망하고 있는데, 이 경우 3분기 누적 이익(6114억원)보다 낮은 연간 실적표를 받게 된다. 

중소형사 상황은 더욱 여의치 않다. 1일 기준 잠정 실적을 공시한 하나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각각 3340억원, 607억원 영업손실을 발표했다.

녹록지 않은 한해를 마무리한 증권가의 2024년 실적 전망을 두고는 증권가 시각이 엇갈린다. 

대세는 하반기에 풀리는 ‘상저하고’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 현실화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증권사와 감독당국의 (부동산PF 구조조정) 결단을 앞당기는 근거가 될 것”이라면서 “또 시중금리 하락과 신용 위험 완화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이 하반기에 현실화해 증권업종 실적 턴어라운드(흑자전환)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월 총선이 끝나면 정부가 막아뒀던 부동산 PF 리스크가 연이어 터져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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