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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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을 두고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후보군 압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31일 파이널리스트 5명을 공개한다. 후추위는 2월 중으로 1명을 최종 선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연금의 입맛에 맞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후추위는 정당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오는 31일 내부와 외부인사 평가를 마무리하고 파이널리스트 5명을 선정과 동시에 공개할 방침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철강업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전·현직 포스코맨이 수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간 역대 회장도 정치인 출신인 4대 김만제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포스코 출신이었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 등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중심 축은 철강산업임을 부인할 수 없다.

더욱이 철강은 자동차·조선·가전·건설 등을 떠받치는 기간산업이라는 특수성이 있고 포스코그룹 실적의 6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철강 전문가가 차기 회장이 돼야 한다는 설득력을 갖고 있다.

◇ 철강업 특수성 감안 전·현직 포스코맨에 무게 실려

현직 포스코맨 중에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등이 거론된다. 전직 포스코 출신으로는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정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이영훈 전 포스코건설 사장 등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다만 후추위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두고 정부 차원에서 흔들기에 나서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 정부는 이미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구두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후추위는 최정우 현 포스코그룹 회장을 후보군에서 제외했다고 밝혀 사실상 외압이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외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호화 이사회 등을 빌미로 경찰 수사로 압박하면서 현 후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 및 현직 포스코 출신 후보군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파이널리스트가 국민연금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얘기가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KT 사태를 통해 2번이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무산시키며 결국 정권 입맛에 맞는 인물을 수장으로 앉힌 바 있다.

지난해 3월 KT 이사회가 당시 구현모 KT 대표를 차기 대표 최종 후보자로 선정하자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해 무산시켰다. 이후 재공모 절차를 통해 내정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 사장에 대해서도 정부와 여당이 전방위 압박으로 사퇴시켰다.

결국 KT는 6개월여간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후에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당시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의 친형과 경북대 사대부고 동문인 김영섭 전 LG CNS 대표를 새 대표로 결정했다.

◇ KT사태 초래한 국민연금, 노골적으로 간섭할 가능성도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국민연금이 파이널리스트 발표 이후 또다시 구두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 정권이 후추위 자체의 신뢰성을 흔들고 있어 이번에 발표되는 파이널리스트에 대해서도 꼬투리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민연금이 향후 최종 1인 선정 과정을 두고 사실상 구두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또 “다만 국민연금이 최종 후보가 결정된 이후 3월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지만 구두개입부터 혼란을 자초했다는 점을 피하기는 힘들다”면서 “사실상 관치를 선언한 셈이 될 경우 정치권 안팎으로도 혼란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파이널리스트에 포스코 밖 외부 인사가 깜짝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활발히 확대하고 있는 만큼 내부 인사보다 외부 인사가 변화와 혁신을 이끌기에 더 적합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더욱이 호화 이사회 등으로 주요 사내 후보들이 타격을 입은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유력한 외부후보로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는 이유다.

반면 예상외로 다크호스가 출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회장 역시 최종 후보로 뽑히기 전까지 비주류로 분류되던 인사였다. 이에 이번에도 충분히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외부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안정적인 경영과 혁신 사이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면서 “투자와 재무에 밝은 내부 전문가가 깜짝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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