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이미지. [사진=SK텔레콤]
AI반도체 이미지. [사진=SK텔레콤]

[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세계증시가 AI반도체 수혜에 힘입어 ‘1월 효과’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K증시는 ‘빅2’의 약진에 좀처럼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급등 후 조정기라는 시각도 있고, 반도체업황 회복 기대감 축소에 따른 실망 매물 출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국내 증시 분위기는 ‘1월 악몽’으로 요약된다.

시가총액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주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다.

올해 들어 20거래일간 KRK반도체는 3.17% 내렸다. 빅2 기업인 삼성전자(-5.22%)와 SK하이닉스(-4.59%)부터 좀처럼 회복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인 반도체 투심 악화에 한미반도체(-3.08%), DB하이텍(-13.82%), 주성엔지니어링(-3.36%), 원익IPS(-8.98%), 이수페타시스(-2.55%) 등 주요 소부장 기업도 대거 미끄러졌다. 

동기간 AI 대형주 네이버도 5.36% 미끄러졌다.

세계증시와 대비되는 흐름이다.

대표 AI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19거래일 중 14거래일 상승했으며, 지난 16일 이후에는 17·26일 단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썼다. 1월 대비 상승률은 29.68%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도 연초 대비 각각 10.48%, 15.88% 상승하며 29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MD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며 총 28.40% 올랐다.

AI반도체 질주 속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9일(현지시간)까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대형주 위주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일 36.96p(0.76%) 오르며 25일 세운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NYSE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NYSE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외 증시의 상반된 흐름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글로벌 AI반도체 종목을 담은 ‘KOSEF 글로벌AI반도체(16.03%)’, ‘HANARO 글로벌반도체TOP10 SOLACTIVE’(13.66%),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12.70%)’, ‘KODEX미국반도체MV(10.84%)’ 등은 연초 이후 10%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국내 종목에 투자한 ‘ACE AI반도체포커스(-4.05%)’ ‘HANARO Fn K-반도체(-4.94%)’ ‘KODEX 반도체(-3.02%)’ 등은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ACE일본반도체(5.94%)’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4.85%)’ 등 일본 반도체 ETF의 상승세와도 비교된다.

국내증시가 AI반도체 수혜에서 소외된 이유에 대해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이미 80% 가까이 올랐고, 삼성전자는 AI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못 간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스닥 중소형주 중 제주반도체(120.80%)처럼 많이 오른 종목도 있지만 시총이 크지 않아 부각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시총이 큰 7개 종목(M2) 중 테슬라를 빼면 모두 AI반도체이기 때문에 증시가 AI 모멘텀을 받아 올랐지만 한국은 중소형주 위주로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소외된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나 전반적인 기업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업황 회복 기대감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게다가 지난해 연말 온디바이스 AI 열풍에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과도하게 올랐던 만큼 이에 따른 조정이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1조~2조원 적자가 추산된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한국신용평가는 “단기간 내 다운사이클(침체기) 이전 수준으로의 유의미한 재무 부담 감축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을 포함한 ‘M7(시가총액 상위 7개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은 테슬라 제외 시 전년대비 53.7% 증가로 추산된다. 내년 1분기에는 79.7% 성장이 점쳐진다. 

한편 증권가는 AI반도체주 반등 열쇠로 ‘실적 개선’을 지목하고 다음달 1일 발표되는 1월 수출입동향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본격적인 수출 회복세를 입증할 경우 반등 재료가 될 수 있어서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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