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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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금융권이 가계에 이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대출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바젤Ⅲ’까지 기업대출 확대가 요구되면서 비대면 법인 신규대출이 향후 금융권 판도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 법인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대출을 시작한다. 기업고객의 금융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비대면 법인대출 시장 선점이 목적이다.

구체적인 방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비스 시행 초기 전면 비대면이 아닌 신청과 서류접수, 심사과정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실행이 결정되면, 대표자가 영업점을 방문해 약정을 체결하고 서명날인하는 방식이다.

향후 프로세스를 확대해 금리 확인부터 거래조건 등 영업점에서 진행하던 대출 과정의 비대면이 기대된다. 대출범위는 신용 및 보증서로 시작해 프로세스가 안정되면 부동산담보대출까지 넓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 신청 서비스를 통해 (기업)금융소비자가 금융서비스를 보다 쉽고 간편하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 등에게 보다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인의 비대면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안에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비대면 대출을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사업자로 확대하기 위해 ‘은행권 디지털 기업금융 현황 연구조사’에 착수했다.

기업대출의 경쟁력 확보하고 고객 관점에서 기업은행과 타행 서비스 흐름 및 프로세스를 분석, 현황 비교를 통한 IBK의 디지털 기업금융 현황 및 개선점 도출이 핵심이다.

기업은행의 신규 법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대출 서비스 시행 후, 다른 시중은행의 참여는 불가피하다.

정부의 가계대출 부실을 우려한 규제강화에 대환대출 서비스 확대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 대출 확대가 과제로 부상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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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Ⅲ’ 도입에 기업대출 비중을 57% 이상으로 맞춰야 하고 내달부터 거래대상별 위험노출액을 25% 이내로 관리하는 ‘거액 익스포저 한도규제’ 시행에 기업고객 확보는 필수가 됐다.

기업 대출에 우위를 점한 기업은행이 거래 편의성까지 높아지면, 기존 고객의 이탈도 우려된다. 비대면 금융거래 보편화로 금리뿐 아닌 거래 편의성도 기업이 은행을 선택하는 조건이 됐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기업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31조7000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 보다 60조~130조원 가량 높다.

5대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66조원으로 KB국민은행이 172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168조2000억원, 하나은행 161조4000억원, 신한은행 159조원, NH농협은행 104조9000억원 순이다.

그동안 시중은행이 기업을 대상으로 비대면 거래 환경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법인의 특성상 까다로운 신원확인 절차와 서류제출‧심사과정에 통장개설, 이체와 조회, 대출연장 등만 비대면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반면 가계, 소상공‧자영업자 등의 은행거래는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개인이나 소상공‧자영업자가 담보‧신용‧보증서만을 제공한다면 법인은 대출 신청 과정에서 자금의 용도(시설‧운전)와 이사회결의, 서류의 진본 여부 확인 등 과정이 복잡해 단순히 금리 비교만을 위한 법인 고객에게 신용평가 등을 제공하기 어렵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후 가계와 소상공‧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은행권의 경쟁이 확대된 만큼 기업 대상의 전면 비대면 대출이 시작되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의사결정권자임을 증명하는 대표나 재무담당자의 신분 확인부터 대출목적, 신용평가, 서류검토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검토해야 할 서류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보니 신규대출을 비대면으로 취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고객도 비대면 거래 편의성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거래 고객의 대출연장이나 이체편의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은행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비대면 법인 대출도 가능하도록 서비스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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