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고객안전실에서 시민들이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고객안전실에서 시민들이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덕형 기자] 서울시가 내놓은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가 출시 초반부터 판매 흥행에 성공했다. 시민들은 잇단 교통 할인카드 출시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서로 다른 적용 대상과 할인 혜택을 두고 어떤 카드를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5일 7시 기준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역사 내 ‘기후동행카드’ 판매량은 4만655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하철 역사 내 현장 판매만 집계된 수치다. 판매 첫날인 지난 23일에는 기후동행카드가 매진된 역사들도 속출해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기후동행카드는 한 달에 6만원대에 서울 시내 지하철과 버스,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다. 공공자전거인 따릉이 이용 유무에 따라 6만2000원권과 6만5000원권으로 구분된다.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월 5만8000원대로 사용할 수 있는 청년권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처음 기후동행카드를 기획할 때 정한 기준은 한 달 동안 40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다. 이 기준에 맞추면 41회째 이용부터는 무료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셈이 된다. 대신 그 이하라면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해서는 별다른 이득이 없다.

다만 기후동행카드의 이용범위가 제한적인 점은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시 면허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이용할 수 있지만, 타 지역의 대중교통 이용은 제한된다. 신분당선과 요금이 비싼 광역버스 등은 제외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도 연계되지 않는다.

서울시에서는 오는 4월부터 인천·김포시 광역버스와 김포골드라인 경전철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지만 당분간 경기 전역으로 이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신에게 맞는 교통 할인카드 혜택 꼼꼼히 살펴야

기후동행카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폭발적으로 나타나면서 국토부와 3개 지자체 등이 출시를 준비 중인 K-패스와 The 경기패스(경기), 인천 I-패스(인천)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 세 교통 할인카드는 기본적인 형태가 동일하다. K-패스를 기본으로 해서 경기와 인천이 각각 혜택을 더 추가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K-패스는 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다음달에 돌려받을 수 있는 카드다.

환급 비율은 일반인 20%, 청년층 30%, 저소득층은 53%이며 최대 60회까지 적립된다. 청년은 청년기본법에 따른 만19~34세가, 저소득층은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이 각각 해당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K-패스는 월 8만원 이상을 사용할 때 유리하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비로 8만원을 지출했을 경우 일반은 1만6000원, 청년은 2만4000원, 저소득층은 4만2400원을 다음달에 돌려받게 된다. 여기에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최대 10% 추가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K-패스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민자철도(신분당선 등)는 물론 오는 3월말 개통 예정인 GTX-A 노선과 광역버스에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요금이 비싼 GTX와 광역버스의 1회당 환급 상한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또 출시 예정인 5월 기준으로 189개 지자체로 사용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22일 기자설명회에서 “계속되는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대중교통 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매우 커졌고 특히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청년과 서민층의 부담은 더 큰 상황을 타개하고자 K-패스 출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K-패스를 기본 모델로 기획했지만 경기도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The 경기패스’는 환급 혜택이 더 좋다. K-패스의 월 60회 한도를 무제한으로 확대했고, 30% 환급 대상인 청년의 기준도 19~34세에서 19~39세까지 확대했다. 또 K-패스를 이용할 수 없는 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들에게도 연 최대 24만원의 교통비 지원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아울러 최초 한 번만 등록하면 매달 충전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고속버스, KTX 등 별도 발권받아 탑승하는 교통수단은 환급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The 경기패스를 이용해 수원에서 서울까지 통근하는 39세 직장인은 월 40회 광역버스 이용 시 발생하는 월 11만2000원 교통비 중 30%인 3만3600원을 환급받을 수 있어 K-패스보다 유리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2일 “경기도는 1400만 인구와 넓은 지역에 다양한 교통수단과 요금체계, 그리고 31개 시·군별 교통 패턴과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The 경기패스를 설계했다”며 “오는 5월 The 경기패스 시행으로 경기도민들에게 더 나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용카드로 구매 안돼···서울시, 개선 준비 중

인천광역시에서 출시 준비 중인 인천 I-패스도 The 경기패스와 같이 월 60회 상한을 없애고 무제한으로 지원하며 청년층의 연령도 39세까지로 확대했다. 또 65세 이상 어르신의 환급혜택을 청년층과 같이 30%로 높였다. 어린이·청소년에게는 연 최대 12만원 교통비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인천시는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와 유사한 개념의 인천시 광역버스 무제한 정기권인 ‘광역 I-패스’를 8월 도입할 예정이다. 광역 I-패스의 구매와 구체적인 사용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시는 다양한 대중교통 이용 선택권 보장과 더 넓고 더 두터운 대중교통 서비스를 인천시민들에게 드리기 위해 정부의 K-패스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를 인천시 정책으로 확대 보완했다”고 말했다.

교통 할인카드 시행일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가 가장 빠르다. 오는 27일 시행될 예정으로 6월 30일까지 시범운영 한 후 7월부터 본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오는 5월 출시를 앞둔 K-패스보다 네 달가량 빠르다. The 경기패스와 인천 I-패스도 5월 출시를 목표로 K패스 시기에 맞춰 출시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가 실제 판매되며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모바일카드는 티머니 앱에서 구입 가능하지만 실물 카드는 아직 판매처가 아직 다양하지 않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은 지하철 역사 내 고객안전실에서 구매 가능하고 9호선은 고객안전실이 아닌 인근 편의점에서 사야만 한다. 또 서울지하철 1호선은 서울역~청량리역 내 고객안전실에서만 살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폰 이용자는 모바일 카드를 구매할 수 없어서 3000원을 별도로 내고 실물 카드를 사야만 한다. 특히 결제 수단이 다양하지 못하다. 모바일 카드는 계좌이체로 실물카드는 현금으로만 구매가 가능해 결제 수단 확대가 시급해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결제 문제는 이미 인식하고 있지만 카드사들과의 협의가 늦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 결제 수단은 확대할 계획이고 오는 6월까지 시범운영 기간동안 지적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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