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사진=연합뉴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글로벌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헤쳐나갈 방안을 모색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가 지난 19일 막을 내린 가운데 재계 오너가 3·4세들이 대거 참여해 탈탄소 세일즈에 적극 나섰고 글로벌 무대에서 화려한 데뷔전도 치렀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다보스 포럼에는 먼저 한화그룹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가 모두 참석하며 이목을 끌었다. 

김동관 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이 모두 참석한 건 지난해 이어 두 번째다. 김 부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다보스 포럼이 진행 중인 국제회의장에서 직접 패널로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 세션에서 친환경 연료인 암모니아만으로 100% 가동하는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 사업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한화의 해양 탈탄소 비전을 소개해 기존의 태양광·수소·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해양으로 탈탄소 영역을 확장시켰다.

특히 한화는 100% 암모니아만으로 가동하는 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선박의 내연기관은 암모니아, 메탄올 같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도 안정적 연소를 위해 5~15% 비율의 파일럿 오일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한화가 개발 중인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100% 암모니아만으로 운항이 가능한 무탄소 기술이다.

김 부회장은 “해양 운송이 글로벌 무역의 90%를 담당하고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를 차지한다”며 “한화오션이 개발 중인 암모니아 가스터빈기술로 해양 운송 분야에서 탈탄소를 이루면 온실가스 감축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수소생태계 관련 협의···삼성, AI 협력 모색

더욱이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국내 기업 최초로 가입한 다보스포럼 대표 프로그램인 퍼스크 무버연합(FMC) 기업들과 협업도 강화한다. FMC는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의 유관기업들이 탈탄소 기술을 창출해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 기업군이다.

CES에 이어 연초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16일 PSA인터내셔널, 볼보 등 20여 개 글로벌 선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공급 및 운송산업 협의체’에 참석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의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알렉스 카프 CEO 등과 만나 네트워크를 다졌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은 그간 꾸준히 다보스포럼에 참여해온 가운데 올해는 지난 17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하는 기업인과의 대화 세션에 참석해 “공급망 문제는 전 세계 지정학적 상황과 맞물려 연초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재 생산과 수출을 담당하는 기업으로서 공급망 리스크에 대해 공급망 다변화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정부에서 공급망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신속히 파악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또 여러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도 글로벌 기업들의 탈탄소 사업 동향을 탐색했다. 특히 조 부회장과 허 사장은 다보스 포럼이 선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YGL) 출신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신재생 에너지 등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지난해 4월 다보스 포럼을 운영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파트너 회원으로 정식 가입해 글로벌 무대에 등장했다.

이 외에도 4대 그룹 등은 총수가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전문경영인들을 통해 탈탄소 사업 등에 관한 기회를 모색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다보스에서 전기차와 수소 물류 사업에 속도를 낼 기회를 살폈다. 김걸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장은 브라이언 캠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를 다포스포럼 행사장에서 만나 수소 사업 관련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재 현대차그룹은 올해 말 조지아주 서배나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새로 가동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현대차그룹은 자사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트랙터를 물류에 도입하고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방안을 조지아주와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에서는 전경훈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이 다보스포럼 일정 내내 주요 경제 현안으로 다뤄지는 AI를 비롯해 글로벌 신기술 동향을 파악했다.

LG화학의 신학철 부회장은 올해부터 다보스포럼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경제계 각 분야를 대표하는 100여명으로 구성된 IBC 정식 멤버로 올해 선정됐다. 그는 또 지난해부터 다보스포럼 산하 화학·첨단소개 산업 협의체 의장직도 맡아왔다.

이 외에도 다보스포럼은 글로벌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적인 이슈들을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인 만큼 올해 다양한 국제적 이슈가 다뤄졌다.

특히 정치인이나 경제인 모두 올해 최대 변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줄기차게 거론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통신]
[사진=연합뉴스·로이터통신]

◇ 러우전쟁, 미 대선 결과에 영향···유럽 경쟁력 필요성 제기

더욱이 러시아-우쿠라이나 전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18일 AFP통신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미국 국민의 의견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선거 이후 어떤 현실에도 대처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블룸버그 행사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국방국이고 모든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춘 채 민주주의 등대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분명이 우리 모두가 트럼프 재선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마지막 날까지 트럼프의 이름이 너무 많이 나오자 포럼의 최종 패널이었던 크리스티안 리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우리는 유럽에서 트럼프에 대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유럽의 경쟁력을 키워 트럼프의 재선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비즈니스 지도자들은 다소 덤덤한 것으로 분석됐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는 별도의 블룸버그 행사에서 ”이번 선거에는 많은 위험이 걸려 있다“면서도 ”나는 이번 선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미국은 괜찮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각계 전문가들은 올해 인류 최대의 위협으로 기후위기, 인공지능(AI), 사회적·정치적 극한 대립 등을 꼽았다.

다보스포럼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펴낸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 2024’에 따르면 학계와 재계, 정부 기관, 국제기구 관계자 등 전 세계 전문가 1490명이 34가지 글로벌 리스크를 복수로 선택한 설문조사에서 ‘극한의 날씨’를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3분의 2인 66%에 달했다.

그 뒤를 ‘AI가 생성한 가짜 정보’(53%), ‘사회적·정치적 대립’(46%)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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