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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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덕형 기자] 우리나라 정유사가 혼합제조(블렌딩)한 석유제품 수출길이 열린다. 그동안 국내 정유사는 복잡한 규정과 세금 문제 등으로 국제석유중계업자(오일 트레이더)와 달리 석유제품을 블렌딩 해 수출하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세청, 관세청은 22일 국내 종합보세구역에서 국산 석유제품을 블렌딩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종합보세구역은 종합 관세 등의 과세가 보류되는 보세 상태로 외국물품을 제조·가공하거나 물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관세청장이 지정한 구역이다. 블렌딩은 유황 경유와 고유황 경유 등을 혼합해 각국의 환경기준에 맞도록 황 함유량 및 석유 품질을 조정하는 작업으로 이후 국제 시세에 따라 최종 수요국에 판매된다.

오일 트레이더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구매한 석유제품을 울산·여수 등 종합보세구역에 보관, 최종 소비국의 품질기준에 맞춰 블렌딩 후 판매해 왔다.

반면 국내 정유사는 국산 석유제품을 블렌딩하지 못했다. 원유 수입 시 낸 석유수입부과금을 환급받을 수 없었고 부가가치세 환급도 지연되는 등 각종 세금 및 부과금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국산 석유제품이 블렌딩을 거쳐 수출될 목적으로 종합보세구역에 공급되는 것을 수출에 준하는 것으로 해석해 정유사가 곧바로 석유수입부과금 환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고시를 개정해 22일부터 시행했다.

관세청도 종합보세구역에서 석유제품을 블렌딩 후 수출하는 세부 절차를 관련 고시에 마련해 이날부터 종합보세구역에 반입하는 시점에 정유사가 원유 수입 시 낸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게 했다.

국세청도 국제석유 중개업자에게 판매된 석유제품이 종합보세구역에 반입되는 시점에 반입확인서로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부가가치세 영세율 고시를 개정했다.

이번 제도개선으로 국내 종합보세구역에서 블렌딩을 위한 국산 석유제품의 수요가 증가함으로써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싱가포르 등 해외 블렌딩 물량을 국내에 가져올 수 있어 국내 종합보세구역의 임대료 상승, 물품 취급료·보관료 증가 등 보세 업계에 연간 495억원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아울러 국제 석유거래 활성화에 따른 석유제품 운반선의 입출항 증가로 선박 입출항 도선, 선용품 공급, 선박 연료 공급(벙커링) 등 관련 항만산업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종합보세구역의 블렌딩 활성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싱가포르와 같은 동북아의 국제 석유거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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