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 식품관에서 소용량 선물 세트를 소개하는 직원들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 식품관에서 소용량 선물 세트를 소개하는 직원들 [사진=롯데백화점]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늘어가는 1인 가구 비중에 설 선물 트렌드도 바뀌었다. 편의점을 시작으로 해 백화점 등의 설 선물세트에 1인 가구를 겨냥한 품목이 대폭 늘어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설 선물 예약판매를 진행 중인 유통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소규모 설 선물세트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1인 가구가 점차 늘어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30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를 살펴보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1인 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 중 34.5%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특히 2030세대는 전체 1인 가구 수 중 가장 많은 비중인 36.5%로 나타나 2030세대의 1인 가구 증가치를 엿볼 수 있다.

유통업계는 이런 트렌드에 따라 최근 진행 중인 설 선물 예약판매에서 1인 가구를 노리는 소규모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용량을 줄여 1인 가구가 사용할 때 부담이 없도록 했다. 그만큼 기존 선물세트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됐다는 것도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가장 앞장서고 있는 곳은 편의점이다. 1인 가구가 찾는 가장 손쉬운 유통채널인 편의점은 높아진 물가와 더불어 늘어나고 있는 1인 가구 트렌드를 반영해 합리적 가격대 상품 구성을 늘렸다.

일례로 GS25는 김, 식용유, 위생용품 등 9900원의 저렴한 세트상품은 물론 3만원 이하 상품을 100개 이상 준비했다. 선물세트의 약 70%는 10만원 이하로 구성해 소비자 부담을 낮췄다. 이외에도 30여개의 1+1 상품부터 절반에 가까운 상품들이 +1 행사와 혜택가가 적용된다.

특히 올해는 축산, 수산, 과일, 통조림, 샴푸 등 합리적인 가격대의 일반상품들부터 1~2인 가구 증가 및 간편식 소구가 높은 트렌드를 반영해 2~8만원대의 냉동간편식세트, 만두세트, 젤리선물세트 등을 준비했다.

GS25에서 근무자가 2024년 설 선물세트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GS25]
GS25에서 근무자가 2024년 설 선물세트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GS25]

CJ제일제당도 설 선물세트로 1~2인 가구 소비자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백설 1분링’, ‘햇반 솥반’ 세트를 추가했다. 또 맛있게 건강을 챙기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한 고단백 저칼로리의 ‘스팸 닭가슴살’, 식물성 재료로 만든 ‘플랜테이블 캔햄’ 세트도 마련했다. 이 중 ‘플랜테이블 캔햄’은 가치소비 열풍과 함께 좋은 반응을 얻어 할인점 및 백화점 등에 세트로 처음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hy는 자사 온라인 몰 프레딧을 통해 1인 가구 및 혼자 명절을 보내는 ‘혼설족’을 겨냥한 간편식 라인업도 선보였다. 선물세트도 1만원에서 40만원 이상 금액대별 선물세트를 기획했고, 최대 50% 할인 판매를 진행하면서 예산에 맞춰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희 CJ제일제당 선물세트 마케팅 담당자는 “변화하는 트렌드와 세분화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실속있고 다양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전통 명절 선물로 꼽히는 축산과 명절 선물 세트를 소용량으로 선보여 1인 가구를 겨냥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축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선물 세트는 일반 선물 세트보다 용량을 최대 70% 줄였다. 실제 한우 소확행 기프트 세트는 모두 0.6kg의 한우로 구성됐다. 선호도가 높은 구이용 부위로만 세트를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청과 에센셜 선물 세트도 일반 선물 세트 대비 용량을 최대 40%까지 줄였다. 청과 에센셜 선물 세트는 8만원대에서 14만원대로 가격이 책정됐으며, 모든 세트에 2030세대가 선호하는 샤인머스캣을 포함시켰다.

집에서 주류를 즐기는 ‘혼술족’을 위한 상품도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하이볼 등 여러 종류의 주류를 섞어먹는 ‘믹솔로지(Mixology)’ 트렌드를 반영해 위스키는 물론 보드카, 테킬라 등 다양한 국가의 증류주 종류를 지난 설 대비 40% 이상 늘렸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추석 소용량 선물세트 판매량은 지난해 설 대비 3~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우욱 롯데백화점 푸드부문장은 “롯데백화점은 다가오는 설을 맞아 다양한 선물을 준비한 가운데, 특히 1인 가구 트렌드에 맞는 상품들도 엄선해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선물의 품격을 높임과 동시에 트렌드에 맞는 이색 선물들도 다채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1인 가구를 타겟으로 한 ‘소포장 한우세트’를 내놨다. 일반 정육 상품이 450g 단위로 포장되는 반면 200g씩 개별 진공 포장했다는 설명이다. 450g씩 다양한 쌀을 진공포장한 ‘이천미감 백미와 네가지 잡곡세트’, ‘현대쌀집 진공미세트’ 모두 1인 가구가 한 끼에 즐길만한 구성으로 선보였다.

대형마트는 기존 가성비 상품 외에도 소포장한 정육상품을 출시하면서 1인 가구의 소비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양념 스테이크 200g 소포장이나, 이마트의 120g 소포장 떡갈비 등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가 그 중심이 소비 주축이 된 2030 세대다. 이 두 트렌드를 모두 반영하기 위해 소용량으로 용량과 가격을 모두 낮춘 상품들을 내세우는 추세”라면서 “이미 편의점 등에서 소포장 정육 상품 판매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가운데, 올해 설 선물세트에서 소용량 상품 판매 비율이 얼마나 되냐에 따라 향후 명절선물 트렌드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