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의 최대 고비가 됐던 EU(유럽연합) 경쟁당국 심사가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저비용항공사(LCC)의 장거리 노선 분배가 주요 사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티웨이항공이 EC(유럽연합위원회)가 요구한 RFI(Requests for Information, 정보요청서) 답변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져 승인을 향한 ‘긍정 시그널’이 배가된 상황에서 나머지 LCC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심사를 앞두고 유럽 노선 운수권 등 이관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티웨이항공에 대한 정보요청 절차를 마무리했다. 티웨이항공은 이에 따라 최근 답변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EC는 지난해 5월 양사 결합 시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 4개 여객 노선에서 경쟁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심사를 중단했다. 대한항공의 14개 유럽 노선 중 이들 4개 노선은 아시아나항공 운항과 중복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 일부를 국내 LCC에 나눠줘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제시했으며, 대체 항공사로 대형기를 갖춘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유럽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노선 대체 카드로 가닥이 잡혔다.

이와 관련해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신년사에서 “앞으로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를 누비는 특별하고 상징적인 LCC로서,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나머지 LCC 역시 노선 배분 급물살에 몸을 싣는 분위기다. 지난해 일제히 흑자를 기록, 역대급 실적을 낸 주요 LCC는 코로나19 이전 상황까지 완벽하게 회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LCC가 FSC(대형항공사)보다 여객수가 많은 현상도 올해 생겼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LCC 3분기 국제선 여객은 637만1000여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5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대형항공사의 국제선 여객은 622만8000여명으로 LCC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LCC들은 공격적인 기단 확보에 나서 일본‧동남아 등 중단거리 수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미국 보잉사로부터 직접 구매한 차세대 항공기 B737-8의 첫 도입을 완료했다. 올해 계획한 2대의 차세대 항공기 가운데 첫 번째 구매 항공기이자 40번째 항공기 도입이다.

제주항공은 기존 운용리스 방식이었던 항공기 운용방식을 직접 구매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택했다. 새 항공기의 개선된 연료효율을 바탕으로 연료비 절감은 물론, 리스료와 기재 정비비 등에서도 절감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기존 대비 연간 12%가량의 운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단 현대화 작업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모기업으로 둔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양사 합병에 따라 운영 체계 변동을 앞두고 있어 기재 확대보다는 운영 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한 LCC 관계자는 “합병 이슈가 커 적극적인 몸집 불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거리 위주 해외 노선 확대와 직원 안전교육 강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사 합병 과정에서 또 다른 난항이 예상됐던 아시아나 화물사업 분리 매각에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을 비롯해 제주항공까지 4곳 이상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제주항공은 지난해 인수 의향을 부인하기도 했으나, 심사숙고 끝에 인수에 도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사업 경쟁 제한 우려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분리 매각’을 포함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제주항공 등 4곳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에 인수 의향서(LOI)를 냈다고 알려졌다.

EC의 심사가 마무리되면 이후엔 일본과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만 남게 된다. EC 결합 승인은 다음달 14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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