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앞을 지나는 버스들. [사진=연합뉴스]
서울역 앞을 지나는 버스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시내버스가 너무 추워요.”

최근 영하권 추위가 이어지면서 전기버스 난방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시민들은 “실내인데도 너무 춥다”며 항의하고 있지만 버스회사들은 “전기버스 특성상 어쩔 수 없다”며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전기버스에서 빈번하다. 전기차 특성상 배터리는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버스회사 측은 히터 등 공조장치도 배터리 전력을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운행을 위해 난방 가동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상온과 저온에서의 주행가능거리는 승용차 기준 10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영상 25도와 영하 7도에서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를 비교한 결과 110㎞ 거리가 벌어졌다. 한파로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더 떨어질 경우 주행거리는 더 하락한다.

한 서울시내 버스회사 관계자는 “내연기관처럼 엔진이 있는 제품이 아니라 힘이 딸린다. 특히 중국산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이라며 “겨울철에는 버스 시동이 갑자기 꺼져버리는 등 위험요소가 커 기사들 대부분 전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절전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지속적인 시민 불편에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버스회사 역시 “차량 교체 외에는 답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국토부와 서울시 등 관리기관에 따르면 국내 시내버스의 경우 2021년 교체 차량부터 의무화해 2025년까지 전체 시내버스(7396대) 절반 이상인 4000대를 전기·수소차로 전환하고 택시는 2030년 교체 차량부터 의무화 도입을 목표로 보조금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버스회사가 차량을 교체할 경우 전기버스 교체는 의무사항이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전기버스 제조사 6개사를 저상버스 공급사로 결정해 올해 전기버스는 상반기 20대, 하반기 240대 총 260대가 도입했다.

선정사는 현대차(일렉시티), 우진산전(아폴로1100), 범한자동차(E-STAR11), GS글로벌(BYD-eBUS12), 피라인모터스(하이거-하이퍼스1611), 이온모터스(킹롱-시티라이트9미터) 등 6개 기업이 선정됐다. 현대차 등 국내 3사, 나머지는 중국기업이다.

지난 2022년 현대차 등 국내사는 140여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46.8%를 차지했으나 수치는 점차 중국에 밀려 떨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버스 1874대 가운데 876대가 중국산으로, 점유율(57%)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9년 23.9%에서 2022년 41.8%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무분별한 중국산 전기차 도입 방지와 국산 전기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조금 지급 기준 강화 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가격이 1억원 이상 차이나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의 저마진 공세에 대응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버스 등 전기모델에 대한 세부적인 안전점검책 및 보조금 시스템 개선책을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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