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는 신형 제품인 아이코스 일루마(사진) 제품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형 아이코스 이용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필립모리스는 신형 제품인 아이코스 일루마(사진) 제품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형 아이코스 이용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필립모리스가 전자담배 전용 스틱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구형 제품을 단종해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본사 지침에 따른 것이지만, 한국 필립모리스도 같은 수순을 따르고 있어 소비자 선택권 침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10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 전용 스틱 중 ‘히츠’ 일부 제품 단종 소식을 알렸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히츠 일부 상품군을 제외하곤 소매점에 더 이상 공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히츠는 아이코스가 처음 선보일 때인 2017년 함께 출시돼 아이코스 전용 스틱으로 인기를 끌었다.

히츠가 단종되면 국내에서 아이코스 전용 스틱은 테리아만 남는다. 다만 테리아는 최근 필립모리스가 내놓은 신제품인 ‘아이코스 일루마’ 전용이어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

히츠는 구형 아이코스 내부에 있는 히팅 블레이드에 꽂은 뒤 열을 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이코스 신형인 일루마는 히팅 블레이드를 채택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코스 전용 스틱인 테리아 내부에 히팅 패널을 넣어 가열하는 스마트 코어 인덕션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테리아는 스틱 위아래가 모두 막혀있는 형태로, 찌꺼기가 남지 않아 청소 필요성이 덜한 장점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위아래가 막혀있기 때문에 히팅 블레이드에 꽂을 수 있는 부분도 없어 구형 아이코스와 호환이 안된다.

즉, 히츠가 단종되면 구형 아이코스 이용자들은 더 이상 기기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아이코스 일루마 혹은 타 제품으로 기기를 변경해야 한다.

일본은 이미 이런 절차가 진행됐다. 일본은 필립모리스 본사 정책에 따라 아이코스 일루마와 전용 스틱 테리아, 센티아를 집중 마케팅하고 있다. 국내엔 센티아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일본 사례를 보면, 한국필립모리스도 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자담배 커뮤니티에선 ‘강제적으로 기기를 변경해야 하는 게 말이 되냐’며 필립모리스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고민의 여지도 주지 않아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국필립모리스가 단종한 히츠 제품군 중 히츠 새틴웨이브는 2022년 7월 출시된 것으로, 불과 1년 3개월만에 단종 결정을 내려 소수의 소비자층을 무시한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도 문제다. 히츠는 4500원, 테리아는 4800원으로, 300원이 더 비싼 제품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국내 출시되지 않은 센티아의 경우 일본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국내 소비자가는 출시 이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신형 제품과 신형 스틱의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구형 기기와 스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구형 기기 사용자 입장에선 무시 당한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본사 정책이라고는 해도 국내 생산량 및 재고 등을 감안해서 고객들에게 충분히 고지하고 단종 절차를 조금 더 여유롭게 했다면 비판이 덜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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