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K2 전차.[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 K2 전차.[사진=현대로템]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중동지역에서 지정학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굴로벌 수출 역시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동아시아권도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신 냉전시대’ 특수의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방산업계는 올해도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방부는 올해 방산 수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200억달러(26조3200억원)이상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폴란드와의 2차 이행계약이 진행 중이고 유럽 국가와의 원활한 협상, 중동지역 국가의 무기 계약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어 충분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방산 수출 물량은 목표치에 다소 못 미친 130억달러로 집계돼 2022년 폴란드 1차 계약으로 인한 반짝이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지난해 수출 대상국이 2022년 4개국에서 2023년 12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사실상 시장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10년 동안의 수주량을 확보한 상태”라며 “지난해말 폴란드 K9 자주포 수출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이집트와 호주에 K9을 공급하고 2026년엔 폴란드 2차 물량과 호주 레드백 장갑차 수출 건이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 2021년부터 촉발된 수출 급증···지난해 시장 확대 효과도

이같은 K방산의 폭발적인 성장은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촉발됐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는 우리나라 방산 최대 수출국으로 급부상했다. 2022년 방산 수출의 72%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도 32% 수준이었다.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은 아직 폴란드와 맺은 기본 계약에 따라 잔여 물량도 상당수 남아 있어 여전히 유럽 수출시장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308문, 현대로템의 K2 전차 820대 2차 계약 물량이 잔여물량으로 남아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우 이미 48대의 계약을 조기에 완료하고 지난해 FA-50GF 1차 물량 12대 납품을 완료했고 2025년부터 2028년까지 2차 물량인 FA-50PL 36대를 납품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최대 30조원 규모의 폴란드 2차 방산수출에 대해 그간 대규모 대출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내 시중 은행들이 폴란드 정부에 추가 대출(신디케이트론)을 해주거나 폴란드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 올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기폭제로 중동지역 안보 위협이 급부상하면서 K벙산의 존재감 역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방산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정부는 지난 28일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최종 타결하면서 방산 수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무기류 관세 철폐는 수출 상승세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번 FTA 타결로 세계 무기 수입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가 LIG넥스원 천궁 II 계약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 등 6개국이 포함된 중동 지역협력기구다.

이 외에도 국내 방산 기업들의 주요 수출 무대인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호주 레드백 수출 계약을 필두로 미국 최우방 동맹국인 ‘파이브아이즈(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방산 시장 진출 역시 청신호를 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에 K9을 비롯해 레드백 수출까지 확정지으면서 수출시장을 대폭 넓혔다.

특히 이들이 수출용으로 개발한 장갑차인 레드백 장갑차가 유수의 방산기업 장갑차와의 경쟁에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받아 향후 호주를 비롯해 영연방 국가들로의 수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이 미국 해병대 훈련장에서 성공적으로 성능시험을 마치면서 우수성을 입증했다.

미국의 해외비교성능시험은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하고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평가다. 국내 방산기업으로는 첫 진입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를 계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법인은 미국 육군 무인차량(S-MET) 사업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화오션의 경우 캐나다 잠수함 사업과 폴란드, 필리핀 잠수함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KAI FA-50GF.[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 GCC FTA 타결 중동 시장 확대···재래식 무기 대안도 필요

다만 K방산 수출이 순항하기 위해 해소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국방 반도체 관련 지식재산권(IP)을 미국이 독점하고 있고 대만에서 생산해 조달하고 있는 국방 반도체 비중이 70%에 달하는 점도 한국 방산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여기에 일각에서 그간 재래식 무기 중심의 수출에서 한 걸음 더 진보된 수출 품목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잔여 대량 수출 계약 물량이 아직 남아 있어서 올해도 방산 수출은 긍정적인 편"이라면서도 "다만 전쟁 장기화에 따라 글로벌 무기 수요가 증가하는 호재와 원료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은 극복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불거진 보안 취약성 논란도 해소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경찰은 A씨 등 전 대우조선해양 직원 2명이 재직 당시 빼돌렸던 잠수함 설계도면이 대만에 유출돼 수사에 나섰다. 유출된 설계 도면은 대우조선해양이 2011년 인도네시아로부터 수주한 ’DSME1400’ 모델에 해당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료 유출은 없었다지만 2021년에도 대우조선해양의 (북한으로부터) 추가 해킹 시도가 있었다”면서 “이번 기회에 한화오션은 물론 방산업계가 보안시스템을 다시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정보기관 등과 상시적인 공조와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잠수함 도면 유출 건에 대해서는 자사의 혐의점이 없는 상태다. 수사 결과에 따라 사건에 연루된 전 직원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올해 글로벌 방산 업계도 호황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15대 방산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수주 잔량 합계는 2022년 말 7776억달러(1002조원)으로 2020년 말(7012억달러)보다 10.9%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15개 방산 기업의 수주잔량은 상반기 말 기준 7640억달러(984조원)로 급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집계한 2022년 세계 가국의 군사비 지출은 2조2400억달러(2830조원)로 전년 대비 3.7%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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