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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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연세대학교는 지명국 천문우주학과 교수 연구팀이 중력렌즈 현상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우주 골격을 이루는 거미줄 구조의 암흑물질 필라멘트를 검출했다고 8일 밝혔다.

천체물리학 이론에 따르면, 우주 전체는 암흑물질로 이루어진 거미줄 구조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이 구조는 가느다란 실과 같은 필라멘트가 서로 얽혀있으며, 필라멘트의 교차점에는 태양 질량의 1000조배에 달하는 은하단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거미줄 구조는 대부분이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로 이뤄져 있어, 천문학에서는 필라멘트 및 교차점에 생성된 별들의 집합체인 은하들을 관측해 간접적으로 그 존재를 추정해 왔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되는 물질이지만, 아무런 빛을 내지 않고 외부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시키지 않아 중력을 통해서만 인식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 스바루 망원경의 중력렌즈 관측을 활용했다. 

중력렌즈 현상에 의해 배경에 있는 빛이 전경에 있는 물체의 중력에 의해 굴절되는 정도를 측정함으로써 전경의 질량을 파악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중력을 가지고 있는 전경의 암흑물질은 빛을 휘게 만들기 때문에 중력렌즈는 암흑물질 검출 도구로서 매우 유용하다.

빛이 휘는 현상은 배경 은하의 모양을 찌그러트린다. 물론 개개 은하의 모양이 원래부터 찌그러져 있었는지, 불완전한 망원경의 광학오차에 의해 찌그러져 보이는지, 아니면 정말로 중력렌즈 현상에 의해 찌그러졌는지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중력렌즈 검출의 성공 여부는 은하의 모양을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는지에 달려있다. 이는 고도의 첨단 광학 이미지 처리기술과 빅데이터 통계분석 기술을 이용해 수십만개의 은하 모양을 고정밀도로 측정할 때 가능하다.

중력렌즈 현상을 활용해 얻은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명국 교수 연구팀은 지구로부터 3억2000만 광년 떨어진 코마(Coma)은하단에서 뻗어나가고 있는 암흑물질 필라멘트를 성공적으로 검출했다. 

연세대 지명국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우주의 거대 구조 진화 과정을 직접적으로 관측함으로써 검증한 것으로, 우주의 형성 기원과 진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 표준 우주론 검증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기초연구실사업과 중견연구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지명국 연세대 교수(교신저자)와 김형한(제1저자), 차상준(공동저자), 조혜전(공동저자) 연구원 등이 연구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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