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4만 달러(5260만원)를 돌파한 데 이어 4일에는 4만2000달러(5523만원)를 넘나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4만 달러(5260만원)를 돌파한 데 이어 4일에는 4만2000달러(5523만원)를 넘나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지난해 ‘크립토윈터’로 흉흉했던 가상자산 시장이 올해는 훈풍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발 제도 이슈부터 국내 시장 지각변동까지 호재가 잇따르자 ‘크립토썸머’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는 냉랭했다.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으로 신뢰를 잃었다는 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증권성 여부에 제동을 걸면서 제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그러나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가상자산은 다시 상승세에 돌입했다. 해당 시점부터 올해 초까지 비트코인 시세는 5000만원 중후반대에 안착해 있다. 2022년 말 2000만원 초반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연간 90%가 올랐던 2019년보다도 높은 상승률을 띠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FT’가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냈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 규제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 지금까지 시장 진입을 망설였던 전통 금융사들이 자본을 투입할 수 있게 된다. 큰 파급력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계속되는 이유다.

또 투자자들이 직접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고 거래소에 가입하는 절차와 보안 위협, FTX 파산 사태 등 거래소 리스크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물 ETF 승인에 따른 제도적 뒷받침이 대규모 신규 유동성을 끌어모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데뷔는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 향상을 통한 대중화를 의미한다”면서 “만약 현물 ETF가 승인된다면 가상자산 시장은 30조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호재로 미국의 ‘금리 인하’가 있다. 지난해 12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오는 3월 최초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방침을 공개했다. 2024년 기준금리 중간값도 지난 9월 제시했던 5.1%보다 낮은 4.6%를 내놨다.

이러자 업계에선 금리 인하가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는 투자 심리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면서 “금리가 인하되면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증가해 가상자산에 대한 인기도 늘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비트코인 반감기’가 긍정적 전망에 힘을 보태는 양상이다. 이는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보상이 4년 주기로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정한 수요 대비 감소하는 발행량은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2024년 4월말 비트코인 반감기가 찾아올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4년마다 찾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머지않았다”면서 “반감기를 앞두고 발행량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현물 ETF 승인이 긍정적으로 전망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나타나는 제도 개편도 투자 심리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5월 김남국 의원 사태로 이상거래 탐지에 대한 촉구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는 ‘의심거래보고(STR) 공통 룰’의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6월에 국회의 문턱을 넘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부당이득 취득 행위를 막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1단계 법안 통과로 시장의 영업 자격과 의무를 명확화할 2단계 법안 통과 기대감도 높아졌다.

최근 국내 거래소에서 나타난 지각변동도 가상자산 시장의 주목도가 올라가는 이유이다. 그동안 9대 1에 가까운 점유율로 독주체제를 유지해온 업비트의 자리를 지난달 빗썸이 탈환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 코빗도 코인원을 누르고 3위로 올라선 바 있다.

다만, 이같은 경쟁체제의 지속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업비트 이외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점유율을 끌어올린 배경에는 ‘수수료 무료화’ 정책이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주수입원이 수수료인바 계속해서 지금의 기조를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업비트를 뛰어넘기 위해 내세운 수수료 무료화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출혈경쟁을 언제까지 계속 이어갈 수는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수수료 무료화 외 점유율 제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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