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65파이낸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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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건설시장의 한파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IPO(기업공개)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시장의 부침이 길어지고 있는 것에 더해 해외 발 각종 리스크로 인한 원자재 가격이 널뛰고 있는 것은 물론, 국내 주택시장의 불안 등 건설업 자체의 가치가 크게 폭락하는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IPO 절차는커녕 투자 심리를 회복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대규모 소액주주 피해를 양산한 카카오뱅크의 ‘모럴해저드(Moral hazard)’ 사태로 인해 정부의 시선까지 상장 시장으로 깊숙이 닿고 있어 더욱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다만 대형 IPO를 앞둔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해 열악한 시장 여건 속에서도 호실적을 연달아 터트리며 반등을 위한 초석을 다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연내 상장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재상장 도전 앞둔 현대ENG···난기류는 여전

[사진=현대ENG, 그래픽=고선호 기자]
[사진=현대ENG, 그래픽=고선호 기자]

재작년 상장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재도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2022년 1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결과가 사측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며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수요예측 최종 경쟁률은 50대 1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이전 최대 경쟁률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경쟁률 2023대 1)의 40분의 1 수준에 그친 규모다.

이 때문에 적절한 수요가를 채우지 못한다거나, 기업 가치 재고에 실패하는 등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재발한다면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재도전이 더욱 미뤄질 것으로 여겨졌다.

무엇보다 기업이 아닌 업황 자체를 좌우할 국내 건설경기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사태를 기점으로 건설업계와 금융업계를 둘러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가 우려에서 현실로 변화함에 따라 관련 업계의 리스크 관리에도 비상이 켜졌다.

관련 금융권이나 건설사들과의 거래 진행 여부를 비롯해 기존 사업에서의 거래 상황에 대한 관리가 우선시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과 관련된 관계 기업은 약 580곳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IPO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현대그룹 내 건설부문의 역전 현상도 문제로 거론된다.

당초 현대건설에서 설계·감리사업 부문의 분할로 설립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현대엠코를 합병한 이후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일각에서는 IPO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존 현대건설의 건설부문 포지션을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업계 전반의 침체 상황과 달리 현대엔지니어링이 작년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IPO 재도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한 해외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부문의 대대적인 비중 확대를 추진하면서 친환경플랜트‧신재생에너지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꾸준히 준비 중이다.

 


◇IPO 속도 올리는 SK에코플랜트, ‘투톱’ 체제 승부수

[사진=SK에코플랜트]
[사진=SK에코플랜트]

지난해 그룹의 임원 인사 시기에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한 SK에코플랜트는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의 합류로 기존 박경일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구성하며 이른바 ‘투톱’ 체제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그룹 내 재무통으로 알려진 장 부회장의 합류로 박 사장이 사업 부문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을 위한 고도의 협력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 기존 6BU(비즈니스 유닛) 4센터 체제를 3BU 3센터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각 분야별 변동사항을 살펴보면 환경사업 부문에서는 국내·글로벌·R&D(연구·개발) 조직을 단일 BU로 재편하는 한편, 사업개발과 마케팅 기능을 결합해 솔루션 패키지 개발과 통합 오퍼링 강화에 나섰다.

특히 SK에코플랜트의 핵심 사업 부문인 에너지사업 부문은 기존 하이테크와 솔루션 사업과 통합, 엔지니어링 전문역량을 기반으로 사업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건축사업을 맡은 스페이스BU는 기존 틀을 유지했다.

이 같은 변화로 SK에코플랜트의 IPO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같은 해 5월 IPO를 공식화했다. 건설사에서 친환경·에너지 사업으로 변경하며 체질 개선에 집중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3월 자본조달을 위해 추진된 프리IPO(상장 전 지분매각)에서는 8조원대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같은 해 7월 회사채 공모에서도 건설사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에도 불구, 모집액 1000억원의 4배가 넘은 4350억원을 모으는 데 성공하면서 SK에코플랜트의 기업 가치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건설사업 매출 비중과 부채 등의 여건상 10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지난해 1~3분기 매출 6조5139억원 중 친환경 사업은 9273억원, 에너지 사업은 1조357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넘어선 실적을 기록해 IPO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IPO를 앞둔 이른바 시장 대어들의 현재 상장계획은 외부에 알려진 바는 없지만, 시기를 무기한 연기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여건에 따라 언제든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준비는 마쳤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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