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따라 통신3사의 사업 다각화가 추진되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 DB, LG유플러스, 그래픽=이승준 기자]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따라 통신3사의 사업 다각화가 추진되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 DB, LG유플러스, 그래픽=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올해 정부가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에 따라 이동통신사들을 향한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다. 

통신 3사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5G 요금제 다양화, 구간 세분화, 청년·시니어 등 혜택이 강화된 특화 요금제, 저렴한 온라인 요금제 출시 등 정책에 협조하며 통신비 절감에 기여하려 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통신비 절감이 통신사 수익구조에 직결돼 있어 향후 실적 악화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이에 통신 3사는 주요 사업인 통신 분야 외에도 AI,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1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1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정부 “통신비 반드시 잡겠다” 강력 의지 

정부는 올해 초인 지난 2월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의 후속으로 상반기까지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특별전담팀(TF)를 구성,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등 논의를 이어갔다. 

이어 지난 7월과 11월에 각각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과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하며 국내 통신3사에 통신비 인하 압박을 지속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기조는 올 초부터 이어졌다. 먼저 올해 상반기 통신사와의 협의를 진행하고 5G 요금제 중간구간을 세분화했다. 

5G요금제의 개편은 지난해 7월 1차 개편을 통한 이용자 평균 데이터 사용량 고려 ‘중간요금제’ 신설을 시작으로 추진됐다. 올해 3월에는 2차 개편을 통해 5G 요금제 중간구간 데이터 제공량 세분화와 알뜰폰 5G요금제, 선납형 온라인 요금제 출시 등이 진행됐다. 

하반기에는 주로 이동전화와 함께 결합해 이용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이용 부담 완화, 사업자 전환 용이성 제고, 약정 후반부 해지 부담완화를 위한 위약금 구조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전체 소비지출은 전년동기대비 약 3.9%가 증가한 반면, 가계통신비 월평균 지출은 약 1%가 감소했다. 또 10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기대비 약 3.8% 상승했으나 통신물가지수는 상대적으로 일정 수준치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11월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추가 발표해 5G 단말로 LTE요금제에, LTE단말로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을 추진 중이다. 또 내년 1분기 내 3만원 대 5G 요금제 최저구간을 신설하고 소량 구간도 더욱 세분화해 통신비 절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단말 비용 부담에도 두 팔 걷고 나섰다. 제조사와의 협의 결과 40~80만원 대 중저가 단말 2종 △11월 갤럭시 점프3 △12월 갤럭시 S23 FE가 출시됐다. 이어 내년 상반기 내로 3~4종이 추가 출시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통신3사 CI. [사진=각사 로고]
통신3사 CI. [사진=각사 로고]

◇통신3사, 3분기 실적 희비···"4분기도 어렵다"

이 가운데 통신비 절감 정책이 통신3사의 매출에 직접 연결돼 자칫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통3사의 지난 3분기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연결기준 매출 4조4026억원, 영업이익 4980억원, 순이익 30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7% 증가한 것이다. KT는 연결기준 매출 6조 6974억원을 기록 상장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21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5811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력료 등 기타비용 상승으로 10.8%가 감소했다. SK텔레콤이 선전했으나 KT와 LG는 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황이다.

4분기 전망도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망에 대해 “통신서비스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최근 MNO 휴대폰 가입자, 5G 가입자 순증 폭, 물가 상승 폭을 감안할 때, 내년 이익전망은 부정적”이라며 “과기부 권고로 이뤄진 다양한 5G 요금제 출시는 이동전화 매출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요금 규제 강화에 따른 최근 5G 요금제 출시 현황을 고려 시 낙전수익 감소에 따른 이동전화매출액 감소 폭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며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역시 규제환경으로 과기부 권고로 무료 제공 데이터별로 촘촘하게 5G 요금제가 설정되고 있다는 점은 큰 부담”이라 밝혔다. 가뜩이나 MNO 매출 정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5G 요금제 다양화는 2024년 MNO 매출 감소를 초래함과 동시에 이익 급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분석이다.

유영상 SKT 대표가 지난 10월 29일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SKT]
유영상 SKT 대표가 지난 10월 29일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SKT]

◇AI·IDC·클라우드 등 통신 외 사업 확대···포트폴리오 다각화

통신3사는 AI 사업과 IDC(인터넷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새 먹거리 창출과 비즈니스 확대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우선 SK텔레콤은 지난 9월 글로벌 AI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영역 혁신의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LLM 등 AI 컴퍼니의 근간이 되는 인프라 역량을 확보하고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9월 정식 출시한 AI 개인비서 ‘에이닷’을 통해 AI서비스 시장 선점에 나선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사업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3분기 기준 전년대비 32.5%, 38.7% 증가하며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영역의 사업에 다양한 AI 솔루션을 적용해 가치를 높이고 AICC, 구축형 및 플랫폼 형태의 생성형 AI의 사업을 추진한다. 

KT는 초거대 AI 활용과 학습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초거대 AI ‘믿음(Mi:dm)’을 선보였다.출시 모델은 총 4종으로, 경량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규모와 사용 목적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또 AI 풀스택을 통해 KT클라우드와 함께 믿음의 기업전용 AI 클라우드팜을 패키지로 제공, 별도 개발 및 학습 인프라가 없더라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초거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KT 클라우드 역시 Private Cloud 수주 및 IDC사업의 성장으로 전년동기대비 34.5% 성장했다. 더불어 국내 최고 수준의 IDC/Cloud 인프라와 리벨리온, 모레 등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Full Stack AI 사업자로서 AI Cloud 주도권을 확대해 가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3분기 경영실적에서 기업 대상 신사업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회선 사업을 포함한 기업 인프라 사업 매출이 역시 전년동기대비 7.9%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3분기 IDC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8.2% 늘어 기업 인프라 부문 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중계메시징과 B2B 신사업이 포함된 솔루션 사업 매출도 전년대비 17.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의 실적의 경우 기존 통신서비스 매출 상승은 한 자릿 수를 기록해 미미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모두 추진하는 투 트랙 중심의 효율적 비용 관리 등을 통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도 역시 5G 가입자 증가세 둔화와 통신비 인하 압박 등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수익 개선을 위해서는 비 통신 영역의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어쩔 수 없는 일로 보이며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중심의 수익 확대가 지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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