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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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올해 방위산업 수출 계약 규모가 최대 140억달러(약 18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돼 2년 연속 세계 톱10 방산 수출국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방산기업들은 폴란드 이외에도 해외 수주 물량 및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등 방산 르네상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20일 임시 집계한 올해 방산 수출 계약 체결액이 130억달러(약 16조9000억원)~140억달러(약 18조2000억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200억달러(약 26조원)에는 못 미치고 지난해 170억달러(약 22조4900억원)보다 다소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이 다소 주춤한 것을 두고 올해 계약을 목표로 추진되던 폴란드 2차 물량에 대해 현지 정권 교체, 금융지원 규모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면서 올해를 넘기게 된 영향이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폴란드를 중심으로 4개국에 머물러 있던 수출 대상국이 올해 12개로 확대됐고 주요 수출 무기체계도 6개에서 12개로 다변화된 것이 큰 특징이다.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수출 대상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체 수출액 중 폴란드가 72%를 차지한 반면 올해는 폴란드 비중이 32%로 줄어 수출 시장이 확대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년에 견줘 올해 폴란드 수출이 감소한 것은 폴란드 측과 2차 이행계약 협상이 지연되기 때문”이라면서도 “2024년 추가 이행계약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2차 계약 지연 사유에 대해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와의 현지 생산 협상에서 기술 이전 내용을 두고 협상을 진행과정이 지연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금융지원 문제도 폴란드 측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 것도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더불어 최근 정권교체된 폴란드가 이전 무기 도입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새 정부 발표에 따르면 방산비리에 연계되지 않는 한 최대한 기존 계약을 존중한다고 한다”면서 “새 정부에 한국 방위산업 도입 시 서로 ‘윈·윈’ 할 수 았다는 점을 설명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러·우 전쟁 등 군사적 충돌···방산 경쟁력 급부상

이 같은 방산업계 호조는 여러 난관 속에서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는 러시아·우쿠라이나 전쟁이 2년을 넘어가면서 국방력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해 전세계적으로 방산 경쟁력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한국은 북한과 여전히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K방산이 질적·양적 경쟁력을 밑바탕으로 나토표준을 준수하는 서방국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주요 방산기업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누적 매출 5조9272억8600만원, 영업이익 4153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조4623억원, 1762억4300만원 가량 늘었다.

LIG넥스원은 같은 기간 매출 1조6285억2900만원, 영업이익 1494억6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6억원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 653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하긴 했지만 러·우 전쟁 등의 수혜주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로템도 3분기 누적 매출 2조5982억원, 영업이익 1402억6400만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525억원, 535억원 가량 상승했다.

현대로템의 방산사업 매출 비중은 총매출 대비 30% 안팎인 가운데 3분기의 경우 철도부문 매출이 380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4628억원보다 17.7% 감소했지만 방산 부문 매출은 2057억원에서 4142억원으로 101.3% 증가해 실적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3분기 누적 매출 2조309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조9180억원 대비 3912억원 가량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931억6762만원을 기록 전년(1041억2559만원)에 비대 소폭 감소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실적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6710억1621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2716억원 가량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716억5042만원을 기록해 같은기간에 비해 395억원 가량 늘었다.

4분기 실적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정보업체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KAI 등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도 같은 기간 보다 36~2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현대로템은 K2전차 폴란드 1차 물량 중 올해 물량 28대를 3분기까지 모두 납품해 4분기 실적은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들 실적 순항···수주 물량 급증에 상승세

한 업계 관계자는 “방산사업도 수주산업이다 보니 올해 목표 계약물량이 바로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면서 “올해 수출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2024년 이후에도 누적된 수주물량이 수출길에 오를 경우 방산업계의 실적 역시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방산 업계 매출액은 올해 18조7839억원에서 2027년 29조7278억원으로 58%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중동 지역 방산 수출 수주가 기대되고 또 30조원이 넘는 규모의 폴란드 2차 계약이 지속 논의중인 만큼 건전한 실적 견인에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에 글로벌 무기 거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무기 공급난에 빠르게 납기를 맞출 수 있는 국내 방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았다”고 설명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업종 내 4분기 실적이 가장 기대되는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며 “연말, 연초 긍정적인 수주 흐름까지 더해 긍정적 주가 흐름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방산계약 매출 인식과 신규 무기도입 계약 구체화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며 “한국항공우주는 2026년까지 해외 수주 최다, 중공과 동남아 수출, 폴란드·말레이시아 ‘FA-50’ 진행 매출 인식 등으로 투자 포인트가 유효한 상황이다. LIG넥스원은 사우디 ‘천궁II’ 및 추가 중동향 수출 사업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 방산업계는 4대 방산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전세계 군비 지출의 39%를 차지하는 방산대국이다. 현재까지 한국 방산기업의 미국 수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은 한국국방연구원(KIDA) 보고서를 통해 “약 500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방산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수출 증대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AI는 FA-50을 앞세워 미국 훈련기 시장에 노크를 두들기고 있고 LIG넥스원은 해안방엉용 유도무기체계인 ‘비궁’의 미국 수출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고 또 로봇 군견 기업인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분 60% 인수를 추진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정부의 차세대 장거리 자주포(ERCA) 사업 수주를 타진 중이고 한화오션은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해 필라델피아 ‘필리 조선서’ 인수를 검토 중이다.

이와 더불어 일각에서는 원천 기술력 향상뿐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방종관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전략개발센터장은 “한국의 국방과학기술수준 순위는 세계 9위로 무기수출순위와 같다”면서 “기술력에서 세계 4~5위권으로 진입해야 이미 시장을 선점한 방산 선진국을 제치는 것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선진 방산 시장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갖춘 무기를 한국군에서 채택해 운용할 경우 국내 방산기업들이 이를 토대로 해외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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