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석유콘퍼런스가 18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석유산업의 신성장 전략과 친환경연료의 역할’을 주제로 석유산업의 미래를 논의했다. [사진=김덕형 기자]
2023석유콘퍼런스가 18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석유산업의 신성장 전략과 친환경연료의 역할’을 주제로 석유산업의 미래를 논의했다. [사진=김덕형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덕형 기자] 석유·해운 등 다양한 분야의 업계·학계 전문가들이 국내외 친환경연료 정책과 산업 현황을 진단하고 국내 석유산업의 미래 발전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석유협회,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8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석유산업의 신성장 전략과 친환경연료의 역할’을 주제로 제5차 2023 석유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석유산업의 미래를 논의했다.

석유콘퍼런스는 국내 민·관·학 석유 분야 전문가가 모여 국내외 석유산업의 주요 현안과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콘퍼런스는 국내 석유산업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김 연구원장은 “러·우 전쟁과 여전히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국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석유는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며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 우리 석유산업도 신성장, 친환경 연료 진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특별세션 강연자로 나선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국제 원유 시황과 오는 2024년 유가 전망에 대해 “OPEC+의 유가 부양 의지와 중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 우려 등 유가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는 상황에서도 경기 경색이 바로 석유 수요 감축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 유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공급의 문제보다 금융 문제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연구원은 오는 2024년 두바이유 가격을 올해와 비슷한 수준(1~11월 배럴당 82.52달러)인 연평균 배럴당 83달러”라고 전망했다.

콘퍼런스는 본 세션에서 △국내외 석유산업의 친환경 연료 분야 진출 현황 △친환경 연료 분야의 미래기술과 대응전략 등에 대한 6개 발표와 전문가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첫번째 세션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석유관리원이 발표에 나서 쉐브론, 엑슨모빌 등 해외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이미 원유 정제공정을 일부 바이오원료 정제공정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국내 정유사에서도 석유계 원료와 폐플라스틱열분해유 등 재활용원료를 혼합 정제하는 혼합 투입(Co-Processing)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철현 HD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 상무는 “현재 유럽에서 친환경 바이오연료가 가장 발전돼 있다. 유럽은 바이오연료에 먼저 투자하고 향후 재생합성연료(e-fuels)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우디 아람코도 폐식용유를 이용한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석유 수요는 감소가 전망된다. 탄소중립을 위한 각국의 정책에 따라 친환경 연료 사용 비율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럽의 선제적 투자는 이러한 예측에 대한 대응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영대 SK이노베이션 그린성장기술팀장은 국내 석유사 관점에서 “항공유를 친환경유로 전환하기 위해 아직 기술적 문제가 있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오는 2050년까지 항공수송분야 넷제로를 추진 중”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SAF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존 원료와 거의 변화 없이 항공기서 사용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증연구와 소규모 사업 추진이 임박한 지금, 관련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인허가 및 법제화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성균관대학교와 HD현대중공업이 해운·항공 분야에 집중해 SAF와 메탄올 추진선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특히 최근 친환경연료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퓨얼(e-fuels)를 오랜 기간 연구해 온 에너지기술연구원이 e-fuels의 국내외 기술과 프로젝트 진행 현황을 소개하며, 현재 국내기술은 완성도 있는 수준으로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 결정만을 앞둔 상황이라 언급했다.

김재훈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항공분야 SAF 정책과 국내 도입 전략에 관해 “향후 전체 항공유 70% 정도는 SAF가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은 기업이 SAF를 사업화할 때 인센티브를 주고 있고, 유럽과 일본은 의무화 단계다. 우리는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 특히 SAF는 범 조직적 이니셔티브 협력체계를 구성하는 점이 중요하다. 정부가 정유업체에 어떠한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 의무화는 어느 정도 선에서 결정할지 국내 실정에 맞는 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덕형 기자]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덕형 기자]

석유콘퍼런스에서는 상병인 한양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정영광 에쓰오일 신사업부문장과 정경희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 첫번째 세션 발표자들을 패널로 하는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정 부문장은 친환경연료 확대에 관한 정유사의 대책에 대해 “전기는 가공된 에너지원이라 탄소중립 측면서 논란이 있다”며 “바이오연료 생산설비는 투자비가 막대하다. 하지만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어려움은 정부 규제다. 해외 투자를 결정할 때도 먼저 해당 정부의 규제 정도가 정해져야 기업은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서 언급된 석유 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관해 “미국과 유럽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아시아도 유럽기업들이 누리는 바이오연료 투자에 대한 높은 가치 평가를 따라가야 한다. 이 분야는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크다. 미국의 RE100(재생에너지 100%)과 같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탄소중립을 위해 처음부터 탄소감축을 100%로 하긴 어렵다. 단계적 감축이 필요하다. 전기화를 통한 탄소중립으로 바로 가기 어렵기 때문에 항공·선박의 경우 현재 사용 연료를 점차 친환경 연료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미국도 최근 탄소감축 세제혜택 가이던스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 정유·석유산업도 미래 성장을 위한 노하우와 기술을 가졌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인들이 예측가능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인센티브나 세액공제와 같은 지원책을 마련하겠다. 정부와 기업 간 얼라이언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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