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인천점 지하 1층 푸드에비뉴에 선보인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인천점 지하 1층 푸드에비뉴에 선보인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 [사진=롯데백화점]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백화점들이 식품 부문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기존 백화점 매출의 일등공신인 명품 부문이 예년만큼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미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소비 패턴을 노려 접객 방식의 변화를 주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는 최근 식품관을 증설하거나 기존 식품관 리뉴얼을 통해 소비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인천점에 프리미엄 식품관 ‘푸드 에비뉴’를 오픈했다. 지역 1번지 점포에서 선보이는 롯데백화점의 미래형 식품관 1호점이다.

식품관의 ‘뉴 프리미엄’을 선언한 푸드 에비뉴는 1만1500㎡(약 3500평)의 공간에 고급 식재료 매장 및 유명 F&B 매장을 아우른 인천 지역 최대의 프리미엄 식품관이다. 지역 1번지 점포의 위상에 걸맞게 약 2년간의 기획, 준비 과정을 거쳐 7개월간의 리뉴얼 끝에 완성했다.

‘푸드에비뉴’의 이름처럼 푸드 콘텐츠, 서비스까지 백화점이 갖춰야 할 ‘미래형 식품관의 표준’을 제안한다. 롯데의 황금기를 의미하는 ‘롯데누보’를 콘셉트로 삼아 공간, 로고 등 디자인 전반에 적용해 풍요를 상징하는 ‘백화점 푸드 1번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담아냈다. 

푸드에비뉴의 첫 번째 핵심 공간은 프리미엄 식료품점인 ‘레피세리(Lépicerie)’다. 레피세리는 롯데의 ‘L’과 식료품점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에피세리(épicerie)’의 합성어로, 직접 요리하는 수고를 덜고 간편하게 제대로 된 한 끼의 식사를 즐기는 문화인 ‘키친 클로징’ 수요를 잡는다. 이를 위해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큐레이션에 집중한다.

먼저 고객의 취향에 맞춘 ‘프리미엄 오더 메이드’ 제품을 선보인다. 축산 코너에서는 국내에서 연간 450두만 생산하는 함양 화식미경산한우, 고창 저탄소 한우 등 희소성 높은 제품들을 고객의 니즈와 용도에 따라 상품화해 판매한다. 수산 코너에서는 인천 지역 유명 수산물 직판장인 ‘민영활어공장’을 유치해 연안 부두에 입고되는 신선한 수산물을 활용한 제철 활어회, 초밥 등을 맛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잠실 지역 인기 반찬 가게 브랜드인 ‘데일리반찬가게’는 매일 300여종의 반찬을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해 최상의 신선함을 고객들에게 전할 계획이다.

요리의 부담을 덜어줄 ‘프리미엄 간편 서비스’도 선보인다. 과일, 채소, 정육, 생선 등 모든 신선 상품의 손질, 세척 및 포장은 물론, 집에서 요리하기 번거로운 돈가스를 튀겨주고 생선을 구워 주는 서비스도 제공해 가정에서 손질하거나 조리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레피세리만의 특화 존으로 세계 각국의 프리미엄 워터를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엄 워터바’와 전통주, 사케, 칵테일 등 500여 종의 술을 구비한 ‘홈술존’을 운영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재미도 선사한다.

전 세계 2천 여종의 와인을 갖춘 와인 전문관 '엘비노'. [사진=롯데백화점]
전 세계 2천 여종의 와인을 갖춘 와인 전문관 '엘비노'. [사진=롯데백화점]

푸드 에비뉴의 또 다른 시그니쳐 공간은 전 세계 2000여종의 와인을 한 자리에 모은 ‘엘비노(L Vino)’다. 엘비노의 이름은 롯데의 ‘L’과 와인을 의미하는 ‘Vino’에서 따와 롯데를 대표하는 와인관을 지향했다. 롯데월드타워를 형상화한 ‘엘비노’의 중앙 타워에서는 유럽 전역의 와인을 맛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의 각 지역별 600여종의 와인을 진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와인의 향을 느껴볼 수 있는 아로마존, 시음할 수 있는 바(Bar)까지 운영하는 등 체험형 공간으로 조성했다. 

푸드 에비뉴에는 엄선한 국내외 65개 유명 F&B 브랜드도 입점한다. 특히 전체 중 30% 이상인 22개 브랜드가 인천지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매장들이다. 한식, 양식, 중식, 베이커리 등 국내를 대표하는 인기 맛집 들을 한 자리에 모아, 경기권 최대의 ‘프리미엄 미식 빌리지’를 조성한다.

먼저 푸드홀에서는 국내 최정상급 특화 서비스 및 푸드 콘텐츠를 선보인다. 고객이 셀프로 픽업 및 반납하는 일반 백화점 푸드코트와는 달리 직원들이 직접 서빙과 퇴식을 도와주는 ‘테이블 서비스’를 상권 최초로 도입해 편의성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송치훈 셰프와 협업해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플레이팅을 선보이는 한식 솥밥 브랜드 ‘일월오악’, 스타 셰프 김인복의 평양 냉면 ‘광평’ 등 총 8개 브랜드는 국내 백화점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매장들이다.

14개의 인천지역 최초 매장도 선보인다. 특히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는 국내 2호점, 서울권역 이외 첫 번째 매장으로 최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수제 버거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홍콩 현지식의 딤섬으로 유명한 중식 브랜드 ‘호우섬’, 미슐랭가이드에서 5년 연속으로 선정된 대만식 우육면 브랜드 ‘우육미엔’ 등도 입점한다.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인기 디저트 브랜드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스페셜티 커피인 ‘보난자커피’, 성수동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 ‘뵈르뵈르’, 연남동의 커스터메이드 케이크 브랜드 ‘터틀힙’ 등이다.

서용석 롯데백화점 인천점장은 “고객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존에 없던 서비스와 콘텐츠에 집중했다”며 “‘푸드 에비뉴’가 미래를 열어 갈 롯데백화점 식품관의 1호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가스트로 테이블.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가스트로 테이블.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압구정 본점 지하 1층에 기존의 푸드코트를 업그레이드한 신개념 다이닝홀 '가스트로 테이블'(Gastro Table)을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차별화된 식품관을 선보이기 위해 정구호 디자이너의 컨설팅을 기반으로 2년간의 프로젝트를 통해 가스트로 테이블을 구현했다.

유명 셰프들이 새로 개발한 레스토랑과 국내외 유명 디저트 등 28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대표적으로 한우 오마카세 '이속우화'의 철판요리 전문점 '우화함'과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산다이' 문승주 셰프의 일식 브랜드 '마키 산다이', 정호영 셰프의 샤브샤브·스키야키 전문점 '샤브카덴' 등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잠실 미트파이 맛집 '진저베어'와 일본에서 생 캐러멜 시폰케이크로 유명한 '마사비스' 국내 1호점도 만날 수 있다.

백화점 푸드코트에서는 볼 수 없던 레스토랑급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직접 음식을 가지러 가야 했던 푸드코트와 달리 주문한 음식은 직원이 자리까지 가져다주고 테이블에서 휴대전화로 주문과 계산을 한 번에 해결할 수도 있다.

디자인은 일본 신주쿠역사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건축사무소 '시나토'가 맡아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한 공간을 연출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은 11월엔 식품과 어울리는 리빙 상품을 선보이는 '하이엔드 리빙존' 등을 선보였다.

류영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장은 "새롭고 고급스러운 미식을 선호하는 고객을 위해 18년 만에 식품관을 전면 리뉴얼했다"며 "최고의 매장 구성으로 백화점 식품관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마켓 도곡점 발효곳간에서 쇼핑하는 고객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푸드마켓 도곡점 발효곳간에서 쇼핑하는 고객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도 식품관에 공을 쏟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푸드마켓 도곡점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15일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다. 약 1000평 규모의 신세계푸드마켓 도곡점은 전체 1200여 개 브랜드 중 70% 이상을 신규 브랜드로 새로 선보이고, 동선 너비를 기존 대비 20% 넓혀 쾌적한 쇼핑환경을 만들었다.

이와함께 집밥의 퀄리티를 높이는 프리미엄 식재료를 비롯해 트렌디한 베이커리, 줄 서서 먹는 맛집까지 다양한 먹거리를 한자리에 모아 고객 발길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서비스도 강화된다. 서울권 최초로 식품관 유료 멤버십을 론칭해 최상품 식재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매 금액에 따라 백화점 VIP 실적 적립도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초(超)신선 상품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선다. 도곡점 오픈에 맞춰 선보이는 자체 한우 브랜드 ‘신세계 암소 한우 플러스’는 신세계 축산 바이어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신세계의 엄격한 기준에 맞춰 매입한 원플러스 등급의 한우다. 또 신세계 한식연구소의 ‘발효:곳간’은 전국 곳곳의 장인의 비법이 담긴 내림장과 전통 반찬, 특산 식료품을 엄격한 식품 기준에 맞춰 소개한다.

신세계백화점 전점에 입점해 있는 발효:곳간은 전통주와 발효 음식 등 신세계 명절 대표 인기 선물세트로 자리매김 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일 생산, 당일 판매로 신선함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초신선’ 라인업도 소개한다. 축산물 안전관리 기준(HACCP)과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목장에서 당일 착유한 ‘새벽우유’, 성수동 버터 전문 브랜드 ‘버터팬트리’가 매장에서 당일 제조한 ‘오늘의 버터’, 항공 직송으로 제주도에서 공수하는 ‘당일 잡힌 제주 은갈치’, 2주 이내에 생산한 생과일잼 ‘배로잼있다’ 등이 있다.

수입 식료품은 스페인과 프랑스 등 세계 40여개 국의 대표 브랜드를 모아 국가별 코너를 만들어 취향을 섬세하게 공략한다. 프랑스 · 벨기에의 프리미엄 초콜릿, 400년 전통의 이탈리아 발사믹 명가 ‘주세페주스티’, 독일 프리미엄 그로서리 브랜드 ‘봄파스’, 프랑스 잼 ‘꽁피튀르 파리지엥’ 등 유명 브랜드 특화 코너도 조성했다.

식당가도 대폭 늘려 강남권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플레이팅으로 MZ 사이 ‘줄 서는 맛집’으로 화제가 된 퓨전 파스타&덮밥 전문점 ‘연남토마’, 일본 전통 회전 초밥 전문점 ‘갓덴스시’, 고객이 원하는 식재료들을 직접 골라서 직원에게 전달하면 그 자리에서 철판에 볶아주는 중식당 ‘팔선생’ 등이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검증된 디저트 맛집도 들어선다. 도지마롤로 유명한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몽슈슈’, 미국 CIA 출신 셰프가 직접 메뉴를 개발하고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아 건강한 베이커리로 유명한 ‘르뱅룰즈’ 등이 있다.

신세계백화점 최원준 식품담당은 "이번 재단장을 통해 고객들은 신세계백화점만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다 가까이서 접하고, 식품 유료 멤버십, 식품 정기 구독서비스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신세계 푸드마켓에 걸맞은 최상의 식재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마켓 도곡점서 신세계암소한우플러스를 구매하는 고객.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푸드마켓 도곡점서 신세계암소한우플러스를 구매하는 고객. [사진=신세계백화점]

최근 백화점이 식품관에 집중하는 이유는 다른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그간 백화점은 명품 브랜드 유치에 집중했다. 백화점 매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명품과 2030 사이에서 떠오른 신명품을 내세워 매출 상승을 노렸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보복소비가 주춤해지고, 고물가가 지속되자 명품 소비는 눈에 띄게 줄었다. 백화점은 더 이상 명품 매출에만 기대기 힘들어졌다. 역기저 현상까지 겹치며 백화점 실적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이에 백화점이 대체 먹거리로 찾아나선 것이 F&B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미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조금 더 지출이 있더라도 맛집을 경험하려는 고객들이 백화점을 찾고 있다”며 “식품관을 찾은 고객들이 다른 관에서도 연쇄 구매를 해 추가적인 매출이 일어나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F&B의 유명 브랜드 단독 유치 등 차별화를 추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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