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은 2021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지주(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KB금융지주 등 4대금융사 본사. [사진=각사]
하나금융지주(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KB금융지주 등 4대금융사 본사. [사진=각사]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경기침체 장기화로 가계‧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을 거둔 4대 금융지주가 이른바 ‘돈잔치’ 혹은 ‘이자놀이’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중권사‧카드사‧보험사 등 비은행권까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움직임에 동참하게 된 배경이다.

다만 ‘국민 기대에 부합하라’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모호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2조원 규모의 횡재세가 적정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가 5년간 평균 순이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으면 초과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부담금’을 징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연 5%가 넘어가는 대출이자의 일정 부분을 돌려주는 캐시백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은행권을 비롯한 비은행권 계열사의 상생 압박도 이어지는 만큼 금융지주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금융지주사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면서 조직개편을 포함한 은행‧비은행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등 성과를 내놔야 하지만 당국의 상생 강조에 속도를 내기가 어렵다.

올해 4대금융 지주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7000억원 증가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엔가이드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을 16조5328억원으로 추산했다. 특히 KB금융은 5조312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면서 ‘5조 클럽’ 입성도 점쳐진다.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0.5% 늘어난 4조7579억원을 하나금융은 3.0% 늘어난 3조7306억원으로 각각 추산된다. 반면 우리금융은 지난해보다 9.4% 감소한 3조132억원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엇갈린 성적은 비은행 사업의 실적이 좌우했다.

KB금융의 리딩금융 타이틀 수성은 은행과 비은행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면서다. 3분기까지 은행사업 실적은 지난해 대비 12% 증가한 2조855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순이자이익인 7조33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9% 증가한 3조8534억원이다.

증권‧보험 부문의 실적도 개선됐다. KB증권은 지난해보다 18.9% 증가한 3611억원을, 보험은 KB라이프생명이 1.8.6% 증가한 실적(2804억원)을 거뒀다.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34.7%다.

신한금융의 비은행사업 순이익이 21.5% 줄어든 1조5340억원을 기록했지만 전체 실적에선 하나금융을 앞섰다. 3분기까지 집계된 4대금융지주 은행사업 순이익은 KB국민(2조8554억원), 하나(2조7664억원), 신한(2조5991억원), 우리(2조2898억원) 순이다.

최근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증권‧보험 등 비은행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금융당국 등이 고금리 상황에서 은행의 이자수익에 불편한 시선을 보이면서 금융지주의 비은행사업의 수익성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상황에 따른 성장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금 정부와 당국의 요구는 과도하다”면서 “금융권에서 당국의 요구에 마지못해 따르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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