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더글로리와 마스크걸 포스터 이미지.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의 더글로리와 마스크걸 포스터 이미지. [사진=넷플릭스]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올 한 해 OTT 시장의 흐름은 적자 지속에 따른 연이은 가격 인상, ‘더 글로리’와 ‘무빙’을 중심으로 한 K 콘텐츠의 재증명, 국산 토종 OTT 서비스 간 합병이 주요 열쇳말을 장식했다.  

특히 넷플릭스를 대표로 하는 글로벌 OTT 기업들의 한국 미디어 시장 잠식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OTT사업자들의 경쟁력 확대를 위한 정책 개선에 대한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OTT 시장의 매출 규모는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2027년에는 약 1522억 달러 규모로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OTT 기업들의 경우에는 여전히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토종 OTT들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사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츠 투자 비용에 막대한 자금을 재투자하고 있는 분위기다. 동시에 최근 글로벌 OTT들의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의 눈치를 보며 가격인상을 주저하다 최근에야 가격을 조금씩 인상했다. 

또 연말 토종 OTT 플랫폼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확실시 되며 한국 OTT의 반격도 시장 전망을 요동치게 했다. OTT시장에서 티빙과 웨이브의 합산 점유율은 약 30%를 상회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OTT업계의 새로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공식홈페이지 이미지. [사진=넷플릭스캡처]
넷플릭스 더 글로리 공식홈페이지 이미지. [사진=넷플릭스캡처]

◇넷플릭스, 상반기 화제 ‘더 글로리’로 위풍당당 1위 유지

2023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은 단연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이도현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은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다. ‘더 글로리’는 최근 미국 크리틱스 어워즈에 노미네이트 되며 K콘텐츠의 힘을 또 한 번 입증했다. 

넷플릭스의 입지는 여전히 막강하다. 2021년 ‘오징어게임’, 2022년 ‘수리남’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두 차례에 걸쳐 공개된 ‘더 글로리’가 히트를 치며 OTT 1위 자리를 지키는 데 일조했다. 

‘더 글로리’는 스타작가와 스타배우와의 만남이라는 점 외에도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학교폭력 문제를 전면에서 다뤄 화제가 됐다. 다양한 사회담론이 공론화되고, 드라마 속의 특정 장면들을 패러디하는 밈들도 쏟아져 나오며 그 화제성을 증명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하반기의 ‘DP’, ‘마스크걸’, ‘이두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위트홈2’ 등이 이어가고 있다. 

무빙 공식 포스터 이미지. [사진=디즈니플러스]
무빙 공식 포스터 이미지. [사진=디즈니플러스]

◇ 디즈니플러스, 무빙이 끌어올린 디플 천하 

디즈니플러스의 ‘무빙’도 올 한 해 OTT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OTT 활성 사용자 수에서 꼴찌를 기록하던 디즈니플러스가 내놓은 드라마가 지난 8월 자체 역대 최대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새롭게 부상한 것이다. 

디즈니플러스 앱의 주간 사용시간은 ‘무빙’ 공개 이후 매주 가파른 증가폭을 그렸다. 업계에선 디즈니플러스가 ‘카지노’ 시즌1·2에 이어 ‘무빙’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을 성공시키며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저력을 보여줬다고 평가되기도 했다. 

‘무빙’은 K웹툰 원작이 새로 세운 신화의 표본으로도 꼽히기도 한다. 유명 웹툰작가 강풀이 2015년 연재 종료한 카카오웹툰 ‘무빙’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역주행 신화를 기록했다. 그러나 디즈니플러스는 무빙의 인기가 최고점에 이를 무렵, 요금제에 차등을 두는 등 가격을 개편하며 사실상 인상을 추진해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넷플릭스발 가격인상 여파…줄줄이 꼬리물기 시동 

OTT시장의 출혈 경쟁 심화에 따른 투자비 확대로 적자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OTT플랫폼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가격인상도 올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이미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횡행하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을 인플레이션에 빗댄 용어다. 실제 최근 1년 사이에 OTT 플랫폼의 광고 없는 요금제의 가격 평균은 25% 가량 올랐다. 

먼저 글로벌 OTT 가격 인상을 이끌고 있는 넷플릭스는 미국의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이 진행 중인 파업이 끝난 후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 없는 요금제의 구독료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넷플릭스는 미국을 기준으로 기본 베이식 요금제를 월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프리미엄의 경우에는 19.99달러에서 22.99달러로 각각 2달러, 3달러 인상한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기기가 아닌 TV 기준으로 한 가구 내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 계정 공유를 하지 못하게 막으며 추가 등록을 위해서는 1인당 5000원의 요금을 더 납부하도록 했다. 

디즈니플러스도 지난 11월부터 가격인상에 돌입, 한달에 9900원으로 이용하던 요금제를 9900원, 13900원으로 세분화하고 서비스에 차등을 뒀다. 티빙은 이달 1일부터 신규가입자 대상 요금제를 이전보다 1600원에서 3500원 가량 인상했다. 내년부터는 월 5500원으로 광고를 시청하며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요금제도 선보일 계획이다.

티빙 웨이브CI. [이미지=각사]
티빙 웨이브CI. [이미지=각사]

◇토종 티빙-웨이브 합병 추진…지각변동 시작 

최근 국내 대표적인 OTT기업인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위한 MOU를 체결한 가운데 이를 통해 글로벌 OTT로 잠식된 콘텐츠 시장을 지킬 동력이 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의 모회사 CJ ENM과 웨이브의 모회사 SK스퀘어는 합병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CJ ENM은 티빙 지분 48.85%, SK스퀘어는 웨이브의 지분 40.5%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는 OTT 플랫폼을 합병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러한 MOU를 체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우선 두 개의 플랫폼의 이용권을 각각 결제하지 않아도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합병을 반기는 분위기다. 

OTT업계 또한 그간 넷플릭스의 막대한 콘텐츠 투자액 등에 부담이 크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고, 양사의 활성 이용자 수를 합치면 1위 넷플릭스와의 간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에 큰 이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토종 OTT플랫폼의 합병을 위해서는 실제 성사까지의 과정이 남아 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도 있다. 티빙의 지분구조와 웨이브의 지분구조가 복잡한 탓이다. 

합병을 위해서는 지분율 유지를 위한 CJENM의 지분 추가 매수가 필수적이다. 인수를 위한 비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공정위의 심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지난 10월을 기준으로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는 510만명으로 웨이브 423만명과 수치합산 시 933만명을 기록하게 돼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인 1137만명에 근접하게 된다. 이는 쿠팡플레이 이용자수 527만명을 넘어서는 수치로, 3, 4위에 머물던 기존 순위에서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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