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연세대학교 K-NIBRT 사업단 교수가 ‘글로벌 사례를 바탕으로 본 국내 보툴리눔 톡신 규제 및 관리 방향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김인규 연세대학교 K-NIBRT 사업단 교수가 ‘글로벌 사례를 바탕으로 본 국내 보툴리눔 톡신 규제 및 관리 방향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보툴리눔 톡신의 대중화와 함께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적정용량과 주기를 지키지 않으면 면역원성이 발생해 다양한 질환 치료에 직접적·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기존 신고제 대신 허가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툴리눔톡신안전사용전문위원회가 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한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사용 문화 조성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김인규 연세대 K-NIBRT 교수, 박제영 압구정오라클피부과의원 대표원장,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허창훈 분댕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등은 보툴리눔 톡신의 안전사용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술은 다빈도·고용량 경향을 띤다. 실제로 ‘대국민 인식조사를 통해 본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사용 실태’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이 있는 20~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연평균 2회 이상’, ‘한 번에 2부위 이상’ 시술한다고 답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글로벌 사례를 바탕으로 본 국내 보툴리눔 톡신 규제 및 관리 방향성’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인규 연세대학교 K-NIBRT 사업단 교수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규제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 사례를 제시하며 사전 규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미국의 경우 보툴리눔 톡신을 취급하려는 경우 모든 상황에 앞서 취급자와 취급기관에 대한 사전규제가 마련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사전규제가 없고 신고제로 운영돼 관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어렵다”며 “보툴리눔 톡신 취급자 및 취급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자격을 설정해 허가제를 도입하고 철저한 역학조사와 현장점검, 정기점검, 관련 교육, 기록 보존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성 문제도 안전 사용이 대두되는 이유로 손꼽힌다. 박제영 압구정오라클피부과의원 대표원장에 따르면 내성 문제는 이미 부상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발표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시술의 효과 감소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전체의 74%에 달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효과 감소 시 병원을 이동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44%로 나타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원장은 “병원을 이동하면서 시술 이력 추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내성 발생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시술을 반복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환자 내성 발생 여부의 확인이 어렵다 보니 내성 발생 시 적절한 대처와 관리에도 한계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환자에 대한 정보 제공의 부재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 환자 중 75%가 내성 안내에 대한 정보 제공이 불충분했다고 답변해서다. 그는 “환자들이 보툴리눔 톡신에 대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제품별 내성 안전성과 품질 차이로 나타났는데, 실제로 의료현장에서는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문제”라고 덧붙였다.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에 대한 경고도 있었다.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사용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적정용량 사용을 당부했다. 그는 “보툴리눔 톡신의 경우 복합단백질 및 비활성화 신경독소와 연관이 있고, 적정용량과 주기를 지키지 않는 경우 내성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며 “보툴리눔 톡신에서 면역원성이 발생한 경우 미용 목적 외에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도 직접적·장기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주제로 발표를 이어간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제품 품질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허 교수는 “환자가 희망하는 정보 중 제품별 품질 차이에 대한 정보는 크게 3가지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내성 발생 위험 △일관된 역가 △안전성 등이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문옥륜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 위원장도 뜻을 같이했다. 문 위원장은 “보툴리눔 톡신이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면서 안전성 문제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면역원성 발생이라는 잠재적 위험성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규제 강화뿐만 아니라 의료진·환자가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택해 내성으로부터 안전성을 높이고 부위별 적절한 용량과 주기에 맞춰 시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는 앞으로도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사용 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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