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어온 부회장 4인방이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 각 계열사 고문 역할을 하는 2선으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7일 2024년 임원인사를 단행을 예고한 가운데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4명이 모두 퇴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들 중 일부는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각 계열사에서 고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SK그룹은 부회장을 지낸 경영진에 대해 예우 측면에서 통상 1년 상근, 2년 비상근으로 직을 유지하게 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조 부회장은 지주사인 SK(주)로, 장 부회장은 SK에코플렌트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또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맡고 김 부회장 역시 SK이노베이션 고문직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존 CEO 자리에 새로운 얼굴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임 수펙스 의장 자리에는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확정적이다. SK(주) CEO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 CEO에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SK하이닉스는 곽노정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배터리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SK온의 경우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가 2년 만에 SK 계열사 CEO로 돌아온다.

이에 대해 재계 등에서는 SK온의 흑자전환을 위해 구원투수 역할을 맡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인텔 엔지니어, 카이스트 교수 출신으로 SK하이닉스에서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하고 반도체 사업을 다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현 지동섭 SK온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고 수펙스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와 더불어 SK그룹은 이번 정기인사와 함께 수펙스 내 투자1·2팀을 SK(주) 산하 4개 투자센터와 통폐합하는 등 그간 계열사간 중복 투자, 투자실적 악화 등이 이어지자 ‘신중한 투자’로 경영 기조로 전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외에도 일각에선 최 회장을 중심으로 가족경영체제로 전환되는 모양새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최 회장을 필두로 두 번째 서열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을 총괄할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최창원 부회장이 수펙스 의장을 맡게 돼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번 인사가 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중장기 계획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등장한다. 아직 최 회장의 자녀들이 어린 만큼 친·사촌 형제들을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도록 맡기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0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영권 승계) 정말 고민 중이다. 준비해야 된다”면서 “내가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어갈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최 회장은 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개최된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TPD) 행사에서 연말 조직 개편과 관련해 “젊은 경영자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필요한 것이고 변화는 항상 있는 것”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세대교체를 통한 인적쇄신에 나서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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