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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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저비용 항공사(LCC)가 이례적으로 새 여객기를 사들이며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대외적으론 코로나19로 존폐 위기에 놓였던 항공사들이 엔데믹을 기점으로 늘어난 여객 수요에 대비해 서비스 개선에 나선다는 명분이다. 더불어 기종 구매로 막대한 월 리스 임대료 등을 줄이는 한편,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후 LCC 통합을 대비한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LCC 대형사 합병후 중·장거리 노선 확보 기대

올 3분기 대표적인 실적 상승을 기록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은 국내 LCC 중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항공사로, 기체 확장에 분주한 상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구매한 중대형기 A330-300 3대 포함해 현재 총 30대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대형기 포함 7대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노선 확장과 효율적인 기재 운용을 이유로 밝힌 티웨이항공은 특히 중‧장거리 노선 확장에 관심을 쏟고 있다.

기재 확장으로 인해 근무 인원 규모도 늘어났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기준 총2000여명의 인원이 근무했던 티웨이항공은 2023년 11월 기준 근무자가 2500여명으로 근무 인원이 25% 증가해 사업 확장에 따른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에도 객실, 운항, 정비, 일반직 채용을 추가로 이어나갈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실행을 통해 엔데믹 이후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내년에도 효율적인 기재 운용과 노선 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재작년 취항을 시작한 에어프레미아도 2년 만에 항공기 확대에 주력한다. 에어프레미아에 따르면 2027년까지 미주·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대형 항공기 15대 이상을 도입하는 한편 매출액 1조15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는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상하반기 보잉 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 총 4대를 도입하고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면서 “미주·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확장과 기단 확대 추세로 볼 때 향후 5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2027년까지 15대, 2030년까지 20대 이상의 대형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이와 함께 미주·유럽 주요 노선 발굴에도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양 사의 기재 확대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후 행보에 대한 계산이라고 보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초 최근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대상으로 일부 유럽 노선에 취항할 경우, 중대형기 9대를 저가로 임대하고 해당 항공기의 유지 보수 및 정비(MRO)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지난 달엔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A330-200 여객기 5대와 조종사 100명을 대여해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시 우려되고 있는 독과점 해소를 위한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의 합병과 관련해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에 독과점 해소방안 등을 기술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으며, 심사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대당 月 3억원 넘는 리스료 “NO”···구매가 효율적

한편 제주항공은 새 기재 구매로 자본 경쟁력을 다진다. 기존 운용리스 방식이었던 항공기 운용방식을 직접 구매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택했다. 새 항공기의 개선된 연료효율을 바탕으로 연료비 절감은 물론, 리스료와 기재 정비비 등에서도 절감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기존 대비 연간 12%가량의 운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지난 달 미국 보잉사로부터 직접 구매한 차세대 항공기 B737-8의 첫 도입을 완료했다. 올해 계획한 2대의 차세대 항공기 가운데 첫 번째 구매 항공기이자 40번째 항공기 도입이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1대, 화물 전용기 1대를 추가로 도입해 연말까지 모두 42대의 항공기를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8년 11월 보잉사와 B737-8 50대(확정 40대, 옵션 10대)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선제적으로 신규 항공기 물량을 확보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이번 차세대 기종 전환을 계기로 보잉사와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기단 전환에 필요한 공동 책임을 약속받고, 각종 부품 공급 등 필수불가결한 다양한 지원을 받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2대 도입을 시작으로 구매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현재 운용중인 B737-800NG를 차세대 B737-8 기종으로 전환함으로써 체질 개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단 현대화 작업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월 평균 3억원의 리스료가 들어가는 실정이며, 물가 상승 등 요인에 따라 금액은 점차 오르고 있다”며 “여객 수요가 크게 늘어 이를 커버하기 위한 기재 확대가 필요하고 원가절감이 절실한 현재 시점에서 다양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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