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뉴스투데이DB, 그래픽=고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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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국내 주택시장의 한파가 장기화됨에 따라 지방 미분양 물량을 미처 해소하지 못한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대형건설사들까지 지방 중소도시를 대상으로 1만 가구 규모의 신규 공급에 나설 예정이어서 사태 타개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3일 국토교통부의 10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해당 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224가구로, 전월 9513가구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 1만779가구를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악성 미분양 물량 대부분이 지방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전체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중 수도권을 제외한 물량은 7677건으로 80.7%가 지방에 몰려 있다.

지역별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광주광역시 193가구(428.89%) △대구광역시 431가구(153.38%) △인천광역시 346가구(100.58%) △전라남도 387가구(41.13%) △제주특별자치도 207가구(30.99%)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서울은 340가구에서 390가구로 14.71%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경기도 역시 608가구에서 148가구가 늘며 상대적으로 적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방의 미분양 실태는 올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원자재 가격을 비롯해 수도권을 제외한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뚜렷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와 고금리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당장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추가 분양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물량 해소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국 주택 공급 물량도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10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만8047가구로 전월보다 58.1% 감소했다. 10월까지 누적 인허가는 27만3918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0% 줄었다. 10월 한 달간 아파트 인허가는 1만4864호로 전월보다 62.5% 줄었고 비(非)아파트는 3183호로 8.1% 감소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각종 악재로 올해의 경우 분양 일정이 밀린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많은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이 연말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방의 미분양 사태가 해결되진 않았지만 유동성 악화로 당장 분양물량을 털어내지 않으면 부도를 각오해야 하는 중견·중소건설사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이달 시공능력평가 상위에 올라 있는 대형건설사들의 지방 분양 물량이 대거 풀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하위 건설업계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분양이 예정된 건설사는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등이다. 지역별로는 경남 김해, 경북 영주, 충남 아산, 충북 청주, 전남 광양, 전북 전주 등에서 공급이 이뤄진다.

분양 물량은 9개 단지, 9516가구의 일반분양이 준비 중이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830가구 대비 약 3배 이상이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신축 아파트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지만, 유명 건설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며 “지역 내부적으로도 경쟁이 치열한 데 대기업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이 풀리게 되면 기존 분양 물량들은 관심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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