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래픽=고선호 기자]
[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주택시장을 둘러싼 각종 악재로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자금 흐름이 막힌 건설업계가 유동성 리스크 해소를 위해 공공사업에 대한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이후 본격화된 PF 차환리스크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급감, 유동성 악화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건설사의 합산 PF 보증규모는 올해 9월 28조원으로, 이는 지난 2018년 14조7000억원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연도별 PF 보증규모 추이는 △2019년 15조5000억원 △2020년 16조1000억원 △2021년 21조9000억원 △2022년 26조원 등의 순으로 매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해당 15개사는 현대건설, 롯데건설, GS건설, 태영건설(별도),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한양, 아이에스동서, DL건설, KCC건설, 한신공영, 신세계건설이 포함됐다.

이 같은 문제에 더해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비롯해 지방을 중심으로 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폭증으로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PF 보증 규모의 지속적인 증가와 현금보유량 고갈 등으로 유동성 대응력이 약화되고 있는 일부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전망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주택시장에 대한 비중은 줄이는 한편, 공공부문의 대규모 토목 및 플랜트 사업의 비중을 늘리며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간투자사업의 대표건설사인 대우건설은 지난 22일 서울시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1조37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금융(PF) 약정 체결식을 개최, 조 단위 PF 모집에 성공했다.

이번 PF는 금융주선 기관인 KB국민은행과 한국산업은행, 우리은행을 비롯 재무출자자 및 대주단으로서 KDB인프라자산운용,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등 18개 금융기관이 참여했으며, 대우건설은 대규모 PF에 성공함으로써 사업추진 동력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간투자사업은 대우건설이 사업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는 올해 최대규모 랜드마크 도로사업으로, 성북구 석관동 월릉교에서 강남구 청담동 영동대교 남단까지 연장 10.1km 구간에 왕복 4차로 대심도 터널 건설공사다. 2024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며, 2029년 개통 예정이다.

DL이앤씨의 경우 지난달 국내 주요 플랜트 사업 부천열병합발전소 현대화사업과 여수 화치단지 TW바이오매스에너지 열병합발전소 건설공사 수주에 나서며 연간 수주액이 3조원을 돌파했다.

DL이앤씨는 올 들어 3분기까지 플랜트 수주액 규모는 2조4171억원으로, 전체 수주에서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9%포인트(p) 상승한 22.7%로 증가했다.

GS건설은 수처리와 모듈러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올 3분기 누적 신사업 매출 1조원을 달성했으며, 현대건설도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과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매출 본격화 등 비주택 부문 성과를 키우며 같은 기간 비주택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40.3% 증가한 7조620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시장의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주택시장의 경우 즉각적인 반등이 어려운 수준까지 주저앉아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기”라며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참여 수준에 제약이 많아 국내 공공부문의 각종 사업들이 좋은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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