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사진=연합뉴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지분을 막내딸인 정윤이 사장에게 모두 넘기면서 그룹 차원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배구조의 핵심인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7%의 향뱡을 두고 세간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차녀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은 지난 16일 보유하고 있던 해비치 지분 전량(12.39%)을 정윤이 해비치 사장에게 매도했다.

정윤이 사장은 정 명예회장의 막내딸이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누나다.

이에 따라 정윤이 사장은 법인을 제외하고 개인 중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정 사장은 지분 인수를 위해 모두 545억원을 사용했는데 지난해 해비치 매출이 153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정 명예회장이 ‘증여’가 아닌 ‘매매’ 형식으로 지분을 넘기면서 300억원이 넘는 증여세를 내지 않게 됐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정 명예회장이 85세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지분 승계를 시작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현재 현대차(5.39%), 현대모비스(7.19%), 현대제철(11.81%), 현대엔지니어링(4.88%)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현대모비스 지분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이다.

문제는 지분 0.32%를 보유한 정의선 회장에게는 그룹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해당 지분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정 명예회장의 지분 가치는 현 주가를 감안했을 때 1조5000억원 이상이어서 사실상 정 회장은 1조원 가량의 현금이 필요하다. 또 지분을 인수해도 8%에 머무르게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사업부 일부를 인적 분할해 현대글로비스 등 타 계열사와 합병하고 존속법인을 지배회사로 만드는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등이 반발하는 등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의 정공법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상당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이 상당수의 지분 매각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일부 계열사의 상장 여부도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다양한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두고 정 회장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획득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또 “정 명예회장이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적극적인 지분 승계 및 정리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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