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에 들어가는 것보다 자신이 만들고픈 게임을 위해 뭉친 3인방을 만났다. 인디게임 서큐하트 개발자의 모습. [사진=김영욱 기자]
대형 게임사에 들어가는 것보다 자신이 만들고픈 게임을 위해 뭉친 3인방을 만났다. 인디게임 서큐하트 개발자의 모습. [사진=김영욱 기자]

[부산=이뉴스투데이 김영욱 기자] 대형 게임사에 들어가는 것보다 자신이 만들고픈 게임을 위해 뭉친 3인방을 만났다. 지스타2023 제2전시장 내 ‘지스타 인디게임 쇼케이스’ 부스에 출품한 인디게임 서큐하트 제작사 비쇼죠데브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큐하트는 비주얼 노벨 육성 시물레이션 장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정기 시스템’이다. 서큐버스는 남자들의 꿈에 나타나 유혹한다는 중세 유럽에 등장하는 악마인데, 이를 살려 ‘정기’라는 재화를 꾸준히 얻어야 게임 진행을 원활히 할 수 있다. 정기를 관리하지 못해 0이 되면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 정기 관리가 필수적이다.

정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SNS 활동이다. 팔로워들의 욕망을 불러올 수 있을 정도의 노출이 심한 자극적인 사진을 올려서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제작사는 정기 시스템과 SNS를 최대한 활용, 입체적인 히로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아를 2개로 만들었다. SNS에 ‘컨셉충’이 있듯 게임 속에도 SNS에서는 서큐버스 면모가 강하며, 이외에서는 인간적인 면으로 구분했다. 두 자아마다 감성이 다르다는 점, 그 간극에서 비롯되는 이색적인 점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취향에 맞는 자아를 선택할 수 있다.

지스타 부스 시연 당시, 사진을 찍으면 '서큐버스'와 '인간'의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다. 누적치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엔딩이 달라진다. 50%를 유지하면 애매한 엔딩이며 최소 3개 이상의 엔딩을 준비하고 있다.

인게임 서큐버스 일러스트. [사진=비쇼죠데브]
인게임 서큐버스 일러스트. [사진=비쇼죠데브]

비주얼 노벨은 조작이 거의 없고 유사한 장면이 반복돼 게임 후반부에 다다를수록 지루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 장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사는 돌발 이벤트를 준비했다.

윤재웅 비쇼죠데브 개발자는 “이번 데모버전에서는 이용자가 정기를 너무 많이 얻으면 히로인이 이에 취해 주인공을 유혹하기 위해 집으로 쳐들어온다”며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의상도 준비하고 있다. 8~9개 정도 생각하고 있으며 게임의 텐션을 끌고 갈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시연 버전은 4주차까지 진행 가능한데 정식 출시할 때 3배 정도 길어진 12주차로 구성, 내년 4월 이용자에 선보일 예정이다.

윤재웅 인디게임 창작자는 “이용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스마일게이트가 운영 중인 플랫폼 ‘스토브 인디’에 서브컬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되게 많은데 이들에게 ‘이 게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서큐하트 타이틀. [사진=비쇼죠데브]
서큐하트 타이틀. [사진=비쇼죠데브]

인디게임과 서브컬처 이용자를 공략하고 싶어하는 제작자들은 군대에서 만났다고 했다. 작년 1월 아이디어 도출했고 전역 직후인 6월부터 개발에 착수했고 아직까지 3인방이 게임을 만들고 있다.

윤재웅 창작자는 “첫 개발이다보니 규모를 키우면 놓치는 부분이 많아 완성도가 아쉬울 것 같아 ‘사업’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해보자고 논의한 결과”라며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일게이트 덕분”이라고 말했다.

서큐하트 제작사는 인디게임 창작자를 지원하는 스마일게이트의 도움을 받고 있다. SGM(스마일게이트 맴버십)을 통해 창작지원후원금을 받고 있으며 창작자들이 걱정 없이 개발할 수 있는 ‘토끼굴’에 사무실을 꾸렸다.

윤 개발자는 “올 초 스마일게이트와 협업해 게임을 조금씩 수정하고 있으며 각종 행사 참가 지원 및 네트워킹을 맺어주고 있다. 토끼굴은 샤워실도 있고 비치 간식도 많다”며 “창작지원금은 인건비로 쓰지 않고 퀄리티 향상을 위해 외주를 맡기는 비용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개발사에 들어가면 돈을 받으며 게임을 만들 수 있음에도 인디게임에 진심인 이유는 ‘도전 정신’이다.

그는 “개발사를 다니면 기업의 체계를 익히고 실력을 올리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정말 추구했던 방향성을 잃게 된다”며 “하고 싶은 것이 생겼으니 당장 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고 초반에는 주위에서 많이 걱정해주셨는데 조금씩 성과를 보여주니 응원해주신다”고 말했다.

지스타2023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들도 이름을 일반인, 업계 관계자 등에 각인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가진 연례행사다. 특히, 지스타 인디쇼케이스는 ‘국내 인디게임 생태계 다변화, 확장 지원’을 강조했는데 비쇼죠데브도 도움을 받았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는 “명함을 이렇게 많이 교환할 줄 모르고 40장만 들고 나왔는데 이틀 만에 다 떨어졌다”며 “퍼블리셔들이 찾아와 우리와 함께 게임을 출시해보지 않겠냐는 사업적인 것과 개발에 있어 평소에 갖고 있던 고민들을 인디게임 창작자와 서브컬처 게임 개발자들과 나누면서 콘텐츠적인 교류를 나눴다”고 네트워킹이 ‘지스타2023’의 가장 큰 지원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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