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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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개입에 대출금리가 역전되면서 금융소비자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고신용자보다 저신용자의 금리가 낮게 적용되는가 하면 담보대출 금리가 높아지는 등 역차별을 받으면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고신용자의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역차별 논란을 빚어왔으나 최근에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역전됐다.

그동안 인뱅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 부담을 시장에서도 이해하는 분위기였으나 시중은행까지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당국의 가계대출 정책 실패가 지적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된 9월 중 취급된 대출 기준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5.66%이지만 신용점수 650점 이하 금융소비자에게 평균이하의 금리가 적용됐다.

신한은행만 5.56~12.64%까지 신용점수에 따른 가산금리가 적용된 반면 KB국민‧NH농협‧우리‧하나은행은 신용점수 650점 이하 금융소비자에게 신용 1등급에 해당하는 951~1000점 구간보다 0.15~0.39%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

4개 은행이 적용한 650점 이하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리는 5.38%로 KB국민은행은 600점 이하에 5.55%를, NH농협‧우리‧하나은행은 각각 650점 이하에 각각 5.47%, 5.13%, 5.39%다. 951~1000점대 고신용자는 대출금리는 평균 5.64%로 우리은행(5.52%)이 가장 낮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도 역전됐다. 16일 기준 우리은행의 직장인 신용대출 12개월 변동금리 하단은 4.64%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신규 COFIX 기준금리) 5.29%보다 0.65%포인트 낮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연 5.61~6.01%로 직장인 신용대출(5.36~5.96%)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높다. 다만 주력상품은 최저 4.13~4.53%로 신용대출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취급하는 대출 상품이 천차만별이기에 일부 상품의 경우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을 수 있지만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금리가 역전되는 경우는 없다”면서 “아파트 담보대출의 경우 코픽스 금리가 적용되면 한 달간 금리가 고정돼 시장변동에 따라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은 은행채를 적용하고 고객 역시, 은행의 주력상품을 선택하기 때문에 실제로 역전된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는 없다”면서 “지금 코픽스를 기준으로 금리를 적용하면 담보대출 금리가 6~7%대까지 오를 수 있는데 누가 이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021년부터 고신용자 역차별이 지적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반면 고신용자의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다.

9월 기준 케이뱅크는 951~1000점의 금융소비자에게 7.51%의 신용대출금리를 적용한 반면, 751~900점대의 금융소비자는 5.74~5.65%를 750점 이하는 6.09~6.16%로 고신용자의 금리가 높다.

카카오뱅크는 5.57~8.30%로 시중은행과 비슷하지만, 토스뱅크는 6.30~12.04%의 시중은행보다 1.09~3.74%까지 높은 수준이다.

인뱅 관계자는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고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도 늘려야 한다”면서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사별로 설립 후 2~7년이 지나면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연간 총액 기준도 수립돼 있다”면서 “총액을 기준으로 총량제를 도입하면 설립 취지와 성장성을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차별 불만 확대는 보통 담보대출이 신용대출보다, 고신용자가 저신용자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 왔지만, 최근에는 반대 현상이 빚어지면서다.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고신용자의 불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은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통계오류, 기저효과로 해석했다.

시중은행의 경우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내주는 경우가 많지 않다 보니 일부 사례가 통계에 반영 저신용자 금리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다.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주문과 상생금융 영향도 무시하지 않았다.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650점대 저신용자에 대해 대출을 내주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개인신용조회사(CB) 기준과 은행 자체 평가기준이 같지는 않다”면서 “일부 특정상품이나 고객에 대한 대출 실행이 고신용자와 저신용자의 금리 역전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대출이 실행됐더라도 금액이 많지 않고 모수도 적을 것”이라며 “일부 현상을 전체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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