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사진=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LG그룹·롯데그룹]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사진=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LG그룹·롯데그룹]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마자 주요 그룹들의 인사 시즌이 도래해 총수들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정을 이어간다는 의견이 제기되지만 미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 과감한 세대교체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11월 말에서 12월 초 경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임원인사,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주요 그룹이 2024년 및 미래를 위한 정비에 돌입한다.

먼저 5대 그룹 중에서는 LG그룹이 11월 말에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LG그룹은 통상 한달 간 이어진 사업보고회를 이달 중순 마무리한뒤 11월 넷째주에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해왔다

이에 올해도 이달 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인사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는 주요 계열사 10명의 최고경영자(CEO) 중 세대교체가 이뤄질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LG그룹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18년 만에 용퇴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CEO가 재신임 됐다.

이에 올해도 주요 열사 CEO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와 전장을 비롯해 구광모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재계 인사 흐름에서 ‘책임론’이 강조되고 있어 LG그룹 역시 성과를 바탕으로 소폭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먼저 2021년 LG에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권 부회장은 당시 지주회사에서 계열사 CEO로 보직이 변경되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권 부회장은 LG엔솔에 대해 취임 후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면서 구 회장이 주문한 ‘안정과 성장’에 부합했다.

큰 변수가 없는한 권 부회장은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최근 일각에서 권 부회장이 차기 포스코그룹 회장 물망에 오르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 LG, ABC사업 힘실어···삼성 미전실 부활 관건

12월 초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그룹, 현대차그룹 등이 연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를 필두로 순차적으로 인사를 진행한다. 또 12월 중순에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2024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사는 이재용 회장이 쇄신을 위해 칼을 빼들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한지 1년이 지났고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해 안팎으로 이 회장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재계 안팎에서 그룹 콘트롤타워 부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과거 미래전략실에 상응하는 조직 개편에 나설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미 이와 유사한 테스크포스 팀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해당 조직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또 현재의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의 투톱체제 유지 여부도 관심사다.

올해 반도체와 세트 모두 수요가 받쳐주지 않아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LG전자가 프리미엄·볼륨존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신경쓰이는 지점이다.

이에 반해 지난해 인사에서는 조직 통합·분리나 파격 인사 없이 관록있는 경영진 중용을 통한 안정에 주력했지만 올해는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이 오너가를 제외한 삼성 첫 여성 사장에 오르며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올해도 여성 인재와 30~40대 젊은 리더를 중심으로 깜짝 발탁인사가 이뤄질지 궁금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안경선 기자]
[사진=안경선 기자]

SK그룹 역시 12월 초 계열사별로 인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아래 진행한 안정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올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년 만에 ‘서든데스’ 화두를 다시 꺼내 들면서 올해 그룹의 경영 환경이 엄중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지난달 열린 ‘SK최고경영자(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데스 위험을 재차 언급했다.

올해 SK그룹은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쳤고 정유·석유화학 등 에너지 사업도 부진을 이어오고 있어 관련 사업 수장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올해 인사 시기는 당초 오는 28일 엑스포 개최지 결정 발표 직후가 예상됐으나 최 회장 및 엑스포 유치에 나서고 있는 주요 CEO들의 일정을 고려했을 때 12월 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 서든데스 재언급 SK 초긴장···현대차 신사업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3분기만 합산 영업이익 20조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대를 주도할 핵심 인재 중용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브랜드별로 분리돼 있던 디자인센터를 하나로 모아 ‘글로벌디자인본부’로 승격하는 등 연중 수시로 조직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루크 동커볼케 사장이 현대차·기아의 전체적 디자인 방향성을 총괄하는 글로벌디자인본부장에 선임됐다.

이와 더불어 2024년 현대차그룹이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PBV(목적기반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 추진이 예상되고 있어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남아 있다.

롯데그룹 역시 오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최대 관전포인트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칼 상무가 전면에 등장하느냐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아들이 앞으로 유통을 포함해 국내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언급해 이번 연말 인사를 통해 신 상무가 롯데그룹의 모체인 유통군으로 경영 보폭을 넓힐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신 상무가 2024년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만큼 이제 맞춰 후계자로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활동 역시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찌감치 인사를 마무리한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미래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춰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1980년대생 4명이 임원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 재널 오너 3세  경영 보폭 확대···승계 가속도

더욱이 올 정기 인사에 맞춰 재벌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속속 류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HD현대의 정기선 사장은 2년 1개월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한솔그룹 3세 조성민 한솔제지 친환경사업담당 상무 역시 한솔홀딩스 사업지원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 및 기업마다 기조의 차이가 있어서 이번 연말 인사 방향성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요부진이 실적 저하까지 이어진 만큼 미래 사업 준비 및 신사업을 통한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또 “승계작업을 진행 중인 그룹 또는 기업들의 경우 후계구도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오너가 총수 역시 예상보다 빠른 세대교체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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