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사진=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조선업계가 제2기의 호황기를 맞아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모두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빠른 속도로 실적 개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2024년에 업황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빠른 회복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조선 3사는 2012년 4분기 이후 약 11년 만에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조선업계 슈퍼 사이클을 입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6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액 5조112억원 영업이익 6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3459억원을 달성해 전부문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가장 먼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중공업도 3분기 매출 2조255억원 영업이익 758억원 당기순이익 356억원을 기록해 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2분기까지도 적자를 기록한 한화오션 역시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흑자전환 소식을 알렸다. 한화오션은 출범 후 첫 실적발표에서 3분기 매출액 1조9169억원 영업이익 741억원 당기순이익 23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달성한 흑자다.

이처럼 3사가 동반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4분기 이후 약 11년 만이다. 여기에 아직 카타르 LNG 프로젝트 2차 물량이 남아 있어 3사의 곳간 채우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먼저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5일 카타르 에너지와 LNG운반선 17척에 대해 약 5조2511억원 규모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가 한화오션은 아직 카타르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국내 기업들이 LNG 운반선 2차 물량을 모두 가져갈 경우 최소 23척 이상, 중국 업체가 일부 수주 물량을 확보할 경우 양사는 15척 갈량의 물량을 두고 경합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카타르 물량이 상당한 만큼 HD현대중공업에 이어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연간 수주 목표를 채우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박은 건조 후 인도되는 시점에 다량의 자금이 회수되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조선업계가 2021년경 수주한 LNG선박 물량의 인도가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이미 조선 3사의 경우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쌓아놓고 있어 실적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기준 HD현대중공업의 가동률은 87%, 현대삼호중공업은 109.7%, 삼성중공업은 89%, 한화오션은 103.6%를 기록하는 등 수주 물량 소화도 벅찬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는 최근 불고 있는 수주 호황기가 2024년에도 지속될 지를 두고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고금리에 선주사들 관망···암모니아선 상용화가 기폭제

우선 올해와 달리 2024년 신조선 수주 시장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 세계 고금리 현상 장기화와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등으로 해운사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해운·조선업 2023년 3분기 동향 및 2024년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수주량은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한 950만CGT, 수주약은 약 16% 감소한 280억달러 내외 수준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연구소 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탄소·무탄소 암모니아 연료 상용화 시점에 친환경 선박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르면 2024년 말 또는 2025년 초 암모니아 연료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선주들 역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암모니아는 독성을 제외하면 100% 탄소저감이 가능한 연료다.

이 때문에 선주사들이 신조선 발주에 대한 투자를 미루고 관망세를 취할 수 있다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최근 중동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국제 유가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경우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발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원유를 대체할 천연가스 수요가 늘면서 해양플랜트 설비인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발주 가능성도 키우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하마스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원유를 운송하는 길목인 수에즈운하가 마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주요 선사들이 국제 유가 상승과 해운 비용 상승 여파로 VLCC 발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 사태로 인해 향후 1~2년 내 VLCC 운임이 상승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2024년 상반기 이후부터 국내 조선소로 VLCC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발주 물량의 확보는 사실상 탈 탄소 목표에 부합하는 친환경 선박 기술 확보 여부에 달렸다”면서 “현재 메탄올 추진 선박을 중심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시작되고 있지만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 시점이 기폭제 역할을 할 경우 선주사들의 대량 발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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