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으로 대표되는 명품 플랫폼이 적자 지속과 이용자 수 감소를 맞이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타 기업과의 협업과 운영 효율화 등의 방식으로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으로 대표되는 명품 플랫폼이 적자 지속과 이용자 수 감소를 맞이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타 기업과의 협업과 운영 효율화 등의 방식으로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과거 명품 수요의 급증세를 타고 호황을 누렸던 명품 플랫폼이 위기를 맞고 있다. 보복 소비 감소로 명품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자연스레 이용 소비자는 물론 실적마저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인 머스트잇과 트렌비, 발란 3사의 1~9월 누적 이용자 수는 69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332만명의 절반가량 수준이다.

이들 플랫폼은 나란히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역시 하락세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168억원의 적자를, 트렌비와 발란도 각각 207억원, 3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속되는 위기에 이 세 플랫폼은 올해 초부터 3사 합병을 추진했으나 지난 8월 의견차로 결렬됐다. 결국 이들 플랫폼은 각자도생으로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머스트잇은 지난해부터 CJ와의 협력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CJ ENM에게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같은해 9월 CJ온스타일을 통해 라이브커머스 ‘머스트잇 라이브(LIVE)’를 선보였다.

올해도 협업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CJ온스타일 모바일 앱에 ‘머스트잇 전문관’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21년 매입한 압구정 신사옥을 지난 9월 매각하며 자본 확보에도 나섰다. 매각으로 400억원가량 자금을 얻은 머스트잇은 인력 충원으로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머스트잇의 직원 수는 128명으로, 전년 95명에서 크게 늘었다. 머스트잇은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지속한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결국 사람에 의한 것”이라며 “경영 모토인 ‘지속 가능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 자금 조달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체력을 얻은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향후 1년 안에 고객 경험에 있어 모방 불가능한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C레벨 완전체를 구축했으며, 지속적인 인재 채용과 시장 환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 판매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머스트잇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트렌비는 LF의 시계 편집숍인 라움워치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강화한다. [사진=트렌비]
트렌비는 LF의 시계 편집숍인 라움워치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강화한다. [사진=트렌비]

트렌비도 대기업과 손 잡고 접점 확대에 나선다. 지난달 18일에는 LF의 시계 편집숍인 라움워치와 파트너십을 통해 명품 시계 시장에 진출했다. 

파트너십으로 트렌비는 라움워치가 보유한 셀렉션을 바탕으로 자사의 하이엔드 시계 제품 소싱력을 강화하는 한편, 오프라인 고객 접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같은달 28일에는 11번가의 명품 버티컬 서비스인 우아럭스와 제휴를 맺었다. 트렌비는 파트너십을 통해 11번가에 브랜드를 홍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지도 제고와 신규 고객 유치 및 거래액 상승에 기여할 계획이다.

트렌비는 이달부터 중고 명품 5000여개의 상품을 우아럭스를 통해 선보인다. 또 트렌비의 중고명품은 11번가의 연중 최대 프로모션 ‘그랜드 십일절’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한편 내부로는 구조조정과 광고선전비 감축으로 운영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2021년 기준 192명이었던 직원 수를 지난해 기준 147명으로 줄이고 3월에도 추가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또 2021년 298억원이었던 광고선전비를 122억원으로 절반 넘게 감축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광고비를 전년 대비 80% 축소했다.

발란은 하반기 대규모 채용으로 활로를 모색한다. 발란은 두 자릿수 규모의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고 지난달 11일 밝혔다.

공개 채용은 테크, 마케팅, 영업 총 3개 부문에서 집중 진행하며, 총 20개 포지션을 통해 두 자릿수 규모의 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발란 관계자는 “사업 강화와 확장을 위해 대규모 채용을 실시하게 됐다”며 “향후 신규 카테고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품 플랫폼의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온라인 명품 시장이 팬데믹 이후 시장 성숙기에 돌입했다”며 “상승한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수준 높은 플랫폼 환경과 경쟁력 구축을 위한 탄탄한 기반과 높은 기술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백화점과 이커머스업계,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명품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면 명품 플랫폼에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을 거치며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창구가 크게 늘었다”며 “또 엔데믹 전환 후 해외여행이 재개되며 여행지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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