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부산경남동부취재본부 박흥식 기자]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 공동연구진이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인공피부 제작에 성공해 피부 테스트가 필요한 화장품 및 신약 산업에서의 동물실험을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부산대학교(총장 차정인)는 정보의생명공학대학 의생명융합공학부 김병수 교수팀은 포항공대 및 중국 베이징 이공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한 피부 표피층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신기술은 재현성이 높은 동일한 품질의 인공피부를 일정하게 제작해 새로 개발된 화장품에 대한 테스팅 신뢰성를 높이고, 대량생산을 통해 인공피부 테스팅 플랫폼의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피부에 사용되는 화장품과 신약의 안전성 및 효능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데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될 전망이다.

특히, 뷰티 산업계에서는 사회 고도화에 따른 글로벌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화장품의 개발과 안전성 평가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도덕적·윤리적 문제가 부각돼 왔고, 화장품 산업은 동물친화적인 대안을 찾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3년 3월 유럽에서는 화장품 검증에 동물실험을 전면 금지했고, 이 경향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중요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피부모델에 대한 연구는 그간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인공피부모델의 핵심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각질화 된 표피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이때 표피층을 모델링하기 위해서는 각질세포(keratinocyte)로 구성된 단일층을 피부 위에 고르게 위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각질세포가 포함된 바이오소재를 피부 위에 일일이 뿌려 줘 인공피부를 제작했다. 이러한 방법들은 연구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고, 각질세포가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려 세포뭉치로 피부 위에 위치하거나 빈 공간을 발생시켜 제품의 일관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대 김병수 교수팀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피부 각질층이 구현된 인공피부 구조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프린팅’은 살아있는 인공조직을 실제와 같은 형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인공피부 제조에는 각질세포를 피부 위에 단일층으로 위치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각질세포를 포함하는 젤라틴(gelatin)*을 바이오잉크**로 사용했다. 젤라틴은 온도에 따라 액체 혹은 점성이 있는 젤로 성질이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

* 젤라틴(gelatin): 동물의 가죽·힘줄·연골 등을 구성하는 천연 단백질인 콜라겐을 뜨거운 물로 처리하면 얻어지는 유도 단백질의 일종.

** 바이오잉크: 3D 바이오프린터를 통해 분사되는 재료를 통칭.

연구팀은 체온 범위 내에서 녹는 젤라틴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프린팅 과정에서는 젤 형태가 유지되도록 온도를 낮게 유지해 프린팅하고, 프린팅 후에는 인공피부를 37도에서 배양해 젤라틴이 녹아 없어지도록 했다.

부산대 김병수 교수는 “동물실험의 윤리적인 문제와 사람-동물 간의 유전적 차이로 인해 신약·화장품 산업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피부 프린팅 기술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테스팅 플랫폼(Testing platform)으로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10월 27일자 후면 표지논문(back cover)으로 소개됐다.

▶논문 제목: Engineering of Uniform Epidermal Layers via Sacrificial Gelatin Bioink-Assisted 3D Extrusion Bioprinting of Skin(희생용 젤라틴 바이오잉크 기반의 3D 피부프린팅을 통한 일정한 피부 표피층의 제조)

▶ 논문 링크: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epdf/10.1002/adhm.202301015

▶ 제1저자: 부산대 의학연구원 안민준 박사,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조원우 박사 / 교신저자: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의학연구원 김병수 교수, 베이징 이공대 그 가오(Ge Gao),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연구자 (김병수,그 가오, 조동우,안민준, 조원우) [사진=부산대]
연구자 (김병수,그 가오, 조동우,안민준, 조원우) [사진=부산대]
연구 이미지 [사진=부산대]
연구 이미지 [사진=부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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